1인당 전기사용량 미국 캐나다 이어 3위

주택용 전력요금 OECD 34개국 중 31위

급등한 연료비를 제때 반영하지 않아 올해 한국전력의 적자규모가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 1인당 전기사용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왜곡된 전기요금 체계가 비효율적 전력소비를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주택용 전기요금은 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중 31위로, 독일의 30% 수준이다.

27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2021년 인구 1인당 전기사용량은 전년보다 5.1% 증가한 1만330kWh(킬로와트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린 2018년의 최고 기록(1만195kWh)을 3년 만에 갈아치웠다.

1인당 전기사용량은 지난해 전체 전기사용량 53만3431GWh(기가와트시)를 12월말 주민등록인구 5164만명으로 나눠 산출한 수치다.

한국의 1인당 전기사용량을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면 최상위권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19년 기준 전기사용량 세계 상위 10개국을 살펴보면 한국은 524TWh(테라와트시)로 7위였다. 1위는 중국(6523TWh), 이어 미국(3830TWh), 인도(1311TWh), 일본(928TWh) 순이다.

하지만 인구 1인당 전기사용량을 보면 한국은 1만134kWh로 캐나다(1만4098kWh)와 미국(1만1665kWh)에 이어 3위다. 일본전력정보센터(JEPIC)에 따르면 주요 국가별 1인당 전기사용량은 영국 4431kWh, 중국 5186kWh, 독일 6107kWh, 프랑스 6739kWh, 일본 7545kWh 등이다. 우리나라 사용량이 영국의 2.3배, 독일의 1.7배가 넘는다.

이처럼 한국은 전 세계에서 1인당 전기사용량이 최상위권이지만 전기요금은 OECD 회원국 중 상당히 낮은 편이다. IE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주택용 전기요금은 MWh(메가와트시)당 103.9달러로 관련 수치가 있는 OECD 34개 회원국 중 31위다. 산업용은 22위(94.3달러)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전력생산의 주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석유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1인당 전기사용량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건 시장가격이 반영되지 않는 왜곡된 전기요금 체계 때문"이라며 "값싼 전기요금은 비효율적 과소비를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전은 치솟은 연료가격이 소비자가격에 반영되지 않아 지난해 5조8601억원, 올 1분기 7조786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 상태라면 올해 30조원 이상의 적자가 우려된다. 2021년 한전 영업비용 67조원(별도 기준) 중 구입전력비는 56조8000억원으로 전체 비용의 85%를 차지한다. 구입전력비는 한전이 발전회사에 지급하는 연료비 등이 포함된 비용이다. 정부는 27일 오후 3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인상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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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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