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화영 소방청 차장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정방폭포엔 2200년 전 진시황의 명으로 신하 서복이 불로초를 찾아 다녀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천하를 통일한 최초의 황제 진시황도 늙고 병드는데 대해 걱정하는 것은 보통 사람과 같았구나 싶다.

오늘날 고도로 발달된 의료기술과 사회 곳곳에서 작동하는 안전시스템이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고픈 인간의 욕망을 점점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모두가 기뻐해야 할 기대수명의 연장은 고령사회의 극복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불러왔다. 대전환의 시기다.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에 태어난 아이는 기대수명은 83.5년으로 나타났다. 10년 단위로 기대수명을 살펴보면 1970년 출생아는 62.3년, 1980년 출생아는 66.1년, 1990년 출생아는 71.7년, 2000년 출생아는 76년, 2010년 출생아는 80.2년이었다.

2005년 이후부터는 남녀 모두 기대수명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을 추월하면서 현재 남성은 2.6년, 여성은 3.3년을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왔다. 이런 추세라면 우리나라는 2025년에 65세 이상 고령자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분류될 전망이다.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 전망

이에 대비하기 위한 시간도 얼마남지 않았다. 초고령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가족과 단절되어 살아가는 독거노인의 지속적인 증가다. 대부분 보호자가 없고 치매 중증질환 등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농촌지역은 도시지역보다 의료 및 사회복지시설의 부족으로 더욱 열악하다.

최근 5년간 화재로 인한 사망률을 보더라도 노인이 전체 화재사망자의 40%에 육박한다. 수많은 노인들이 취약한 주거환경 속에서 질병 장애와 싸우면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간 소방청은 독거노인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대표적인 '119안심콜서비스'는 구급대원이 환자의 병력을 미리 알고 출동해 맞춤형 응급처치와 신속한 병원 이송이 가능토록 한 시스템으로 고령의 독거노인에게 유용한 서비스다.

일부 시·도 소방본부는 지역 여건에 맞게 기금을 조성해 노인·기초생활수급자 등을 대상으로 화재예방을 위한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도 '찾아가는 노인 안전교육' '홀몸어르신 가정방문 서비스' '의용소방대 노인돌봄 서비스' 등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화라는 시대의 흐름 속에 더 정교하고 체계적인 노인 안전서비스가 필요한 때다.

앞으로 소방청은 새정부의 국정방향에 맞춰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소방정책 개발과 국민체감형 119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소방은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추고 24시간 신속한 기동체계를 유지하며 의료능력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런 장점은 의용소방대 인력과 더불어 노인보호를 위한 서비스 강화에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국민체감형 119서비스에 역량 집중

아울러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통한 119자동신고' 사업과 'GPS를 활용한 치매노인 등 실종자 수색' 분야 등에서 첨단 정보기술(IT)기업들과 긴밀한 협업으로 더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초고령사회, 어르신을 위한 119서비스의 진화는 계속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