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도 43%, 3주만에 10%p 하락 … 경제위기에 국정능력 시험대

"과거 정권·이준석과 싸우다가 위기 못 넘으면 국정책임론 커질 것"

지난 5월 10일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초 허니문을 못 누렸다. 역대 대통령에 비해 임기초 국정지지도가 낮다. 더욱이 복합 경제위기가 갑자기 닥치면서 윤 대통령은 곧바로 '국정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국정능력에 대한 요구가 커진 것이다.

윤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불안하다. 시험대에 오른 윤 대통령이 위기 대응보다 '과거와의 전쟁'에 더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자칫 위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면 '국정 책임론'이 커지면서 국정동력이 급격히 식을 수 있다.

1일 한국갤럽 조사(6월 28∼30일,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43%를 기록했다. 6월 둘째주 53%를 기록한 뒤 3주만에 10%p 하락한 것이다. 윤 대통령의 임기 초 국정지지도는 역대 대통령에 비해 턱없이 낮다.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역대 대통령은 임기 첫 해 1분기에 '허니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김영삼 71%, 김대중 71%, 노무현 60%, 이명박 52%, 문재인 81%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42%에 머물렀지만 2분기 이후 50%대를 넘겨 고공행진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 대통령의 임기 초 부진에 대해 △역대급 비호감 대선 후폭풍 △보수층의 충성도 약화 △2030세대 이탈을 원인으로 꼽았다. 엄 소장은 "보수층이 볼 때 윤 대통령은 여전히 '우리 사람'이 아닌 영입한 전문경영인이기 때문에 충성도가 약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허니문도 못 누린 윤 대통령이지만 곧바로 '국정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복합 경제위기가 덮치면서 윤 대통령의 국정능력에 대한 요구가 커진 것.

이 대목에서 윤 대통령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험대에 오른 윤 대통령이 국정 돌파구를 위기 대응이 아니라, '과거와의 전쟁'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핵심부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탈북 어민 송환 사건 △이재명 민주당 의원 관련 수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징계 논란 같은 '과거'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 수도권 중진의원은 지난달 30일 "임기 초인데 지지율 50%도 안되는 윤 대통령이 경제위기로 인해 불안에 떠는 국민은 안중에 없이 과거 정권이나 여당 대표와 싸우는데만 열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경제위기가 가시화 됐을 때 책임론이 급격하게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엄 소장은 이날 "(윤 대통령이) 선출직 당 대표를 쫓아내는 모양새가 되면 2030대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지지율 하락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이 가운데 경제위기까지 확산되면 여권을 겨냥한 책임론이 커질 수밖에 없고, 국정동력이 급격히 식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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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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