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끊기고 주택 침수

1일 새벽 위기경보 해제

지난달 30일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2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1일 새벽 3시를 기해 집중호우에 따른 위기경보단계는 모두 해제됐지만, 중부지방 대부분 지역에 이틀간 300㎜ 안팎의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달았다.

1일 호우 대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9~30일 이틀간 중부지방에 300㎜ 안팎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경기 광주시(330.5㎜)와 수원시(330.2㎜) 강수량이 300㎜를 넘었고, 서울 도봉구(295㎜)와 충남 서산(291.2㎜)에도 300㎜ 가까운 비가 내렸다. 충남 서산에는 시간당 87.8㎜의 비가 쏟아져 피해가 컸다. 강원 양양군에는 초속 15.6미터의 강풍의 불어 피해가 발생했다. 전남 신안군 가거도(12.8㎧)와 충남 태안군 북격렬비도(11.1㎧)에도 초속 10미터가 넘는 강풍이 불었다.
물에 잠긴 중고차단지 주차장 | 많은 비가 내린 지난달 30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중고차 단지 주차장이 물에 잠겨 있다. 수원 연합뉴스


이번 집중호우로 지난달 30일 오후 1시 46분쯤 경기 용신시 기흥구 한 건설현장에서 70대 작업자가 집중호우로 생긴 물웅덩이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앞서 오전 8시 40분쯤에는 충남 공주시 이인면 한 농가에서 주택 처마가 무너져 이 집에 홀로 살던 93세 노인이 숨졌다. 경기 고양·파주·양평과 충남 서산 등에서 이재민 10명이 발생해 임시주거시설로 대피 중이다. 가옥 침수 등으로 일시 대피한 사람도 53명에 이른다.

기상청 관측 이래 지역 최고 강수량을 기록한 충남 서산의 경우 주택가 상가 등 건물 47동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특히 서산 운산면에서는 불어난 강물로 교량이 붕괴되고 하천도로가 끊어지면서 차량이 뒤집히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에서는 종로구 혜화동의 한 고등학교 내 도로에서 땅 꺼짐 현상이 발생했으며 호우로 한강과 지천의 수위가 늘어나면서 잠수교와 동부간선도로에서의 차량 운행이 차단되기도 했다. 또 인천 계양구에서는 하야동터널이 물에 잠겨 차량 내 30대 여성이 고립됐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구조됐다. 경기 가평군 가평읍 산유리에서는 도로에 나무가 쓰러졌고, 파주시 월룽면 덕온리에서는 차가 물에 잠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양주시는 이날 오후 4시 45분 국도 3호선 평화로 침수로 인해 덕계동 롯데마트 앞 양방향을 전면 통제했다.

사유시설 피해도 컸다. 주택·상가 침수가 15건, 차량 침수가 100건 접수됐다. 주택지붕과 담장옹벽 붕괴 신고도 8건 있었다. 농작물 침수 피해가 2914.5㏊, 낙과 피해가 8.7㏊ 신고됐다. 비닐하우스도 21동이 파손되거나 침수됐다.

한편 집중호우가 내린 지역에서는 민선 7기 단체장들이 임기 마지막날에도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을 돌며 현장을 점검했고, 1일 임시를 시작하는 민선 8기 단체장들도 취임식을 미룬 채 현장점검에 나섰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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