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S&P500 21%·나스닥 30% 폭락

루비니 "복합경제 위기에 50%까지 추락"

미국 뉴욕증시가 급락하며 52년 만에 최악의 상반기를 보냈다. 41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이를 억제하기 위한 강력한 통화긴축정책,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확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코스피는 올 상반기 기준 21.7% 하락하며 2000년대 들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반년새 50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증시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것으로 알려진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복합 경제위기를 예고하면서 글로벌 증시의 추가 급락을 경고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현지시간) 미국 500대 기업의 주가를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3.45p(0.88%) 떨어진 3785.38에 거래를 마쳐 올해 상반기 6개월간 20.6% 떨어졌다. 1970년 이후 최악의 하락 폭이다. 나스닥은 더 떨어져 지난 6개월간 30% 폭락했다. 다우존스는 15% 급락하며 최근 3만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시장의 성적은 더 저조했다. 모기지 금리 등 각종 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올해 초 연 1.63%에서 6월 말 3.01%로 1.38%p 상승하며 가격이 폭락했다. 채권 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도이체방크는 "6개월간 10년물 미국 국채의 성적이 이 정도로 저조한 것은 18세기 후반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전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5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에 따르면 전년 동월보다 6.3%, 전월보다 0.6% 각각 상승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지출 증가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나 침체 우려를 더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소비자 지출은 전월보다 0.4% 줄어 올해 들어 첫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시장에서 점차 확산하는 경기침체 우려를 가중할 것으로 보인다.

도이체방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가 투자자들의 72%는 S&P 500지수가 현재의 3800선에서 3300선으로 500p나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루비니 교수는 "높은 물가와 중앙은행들의 긴축은 세계적인 공통 현상이라는 점에서 "동시다발적인 글로벌 경기침체의 가능성을 키운다"며 "이미 부진한 미국 등 세계 주식시장의 추락이 50%에 가까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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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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