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규 서울시립대 교수 물리학과

휘영청 보름달이 뜨는 추석이다. 태풍도 지나간 뒤라 더 맑고 깨끗한 달이 우리를 맞이할 것 같다. 한가위 달을 보고 가족들에게 해줄만한 달 이야기 열 가지를 소개한다.

(1)달은 유난히 크다

달은 지구의 유일한 위성이다. 여러개의 위성을 가진 다른 외행성과는 대조된다. 위성이 하나뿐이라서 그런지 달은 이상할 정도로 크다. 달의 지름은 3500km인데 이는 화성의 절반 정도다. 지름이 1만3000km인 지구의 1/4이 넘는다.

크기로만 보면 달은 태양계 위성들 중 다섯번째다. 가장 큰 위성 가니메데는 이 위성을 거느린 목성과 비교해보면 26배나 작다. 그 다음은 타이탄인데, 이 역시 토성에 비하면 23배나 작다. 그러니 달은 지구에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큰 위성이다.

(2)달은 떠오를 때 더 크게 보인다

달은 중천에 떠있을 때 보다 지평선 가까이 있을 때 훨씬 더 크게 보인다. 그런데 실제 엄지로 달을 가려보면 크기가 일정함을 알 수 있다. 달이 낮게 떠있을 때는 달빛이 더 두꺼운 대기를 지나와야 하므로 굴절효과 때문에 크게 보일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효과는 미미하다. 달이 떠오를 때 크게 보이는 것은 뇌가 만든 착시효과다.

(3)떠오르는 달은 노랗다

달은 높이 있을 땐 하얀색이지만 떠오를 땐 누런색에 가깝다. 이는 착시효과가 아니다. 달이 낮은 위치에 있을 때는 달빛이 더 많은 공기를 뚫고 지나와야 한다. 그 결과 산란이 많이 되는 파란색 빛이 사라져 달은 노란색으로 보인다.

(4)달은 이상할 정도로 가볍다

중력가속도를 측정하면 누구나 쉽게 지구의 질량을 구할 수 있다. 이보다는 어려운 계산이지만, 지구와 달의 운행 궤도를 정밀하게 측정해 만유인력의 법칙을 적용하면 달의 질량도 구할 수 있다. 이렇게 계산된 달의 질량은 지구의 1/80밖에 되지 않는다. 달은 크기에 비해 매우 가볍다.

(5)달에는 알루미늄이 많다

달의 지름을 알면 부피는 자동으로 나온다. 계산해보면 달의 부피가 지구의 1/50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달이 지구보다 80배나 더 가벼우니 달은 지구보다 가벼운 물질로 만들어져 있을 것이다. 실제로 지구에는 철이 압도적으로 많은 반면, 달에는 알루미늄이 철보다 더 많다.

(6)달은 늘 한 면만 보인다

지구에서 보면 달은 전혀 회전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달의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27.3일로 똑같기 때문이다. 매우 신비스러운 일이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이미 설명된 현상이다. 조석력에 의해 달의 회전이 서서히 느려져 멈췄기 때문이다.

(7)아폴로 우주선 달 착륙은 6번이나 된다

1969년 인간은 처음으로 달에 발을 디뎠다. 케네디가 아폴로 계획을 출범시킨 지 9년 만의 성과였다. 사람들은 아폴로11호만 기억하지만,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착륙한 것은 총 6번이나 된다. 달에 착륙하고 지구로 귀환하는 기술은 그만큼 안정화 돼 있었다. 미국은 1972년 아폴로 17호를 끝으로 더 이상 인간을 달로 보내지 않았다.

(8)달에 대한 음모론도 많다

달의 각 크기는 0.5도 정도로 태양의 각 크기와 똑같다. 그래서 태양을 꼭 맞게 가릴 수 있다.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이유다. 우연의 일치치고는 신기하다. 달이 알루미늄 깡통으로 된 거대한 인공위성이고 내부가 텅 비어있을 것이란 우스갯소리도 있다. 달이 한쪽면만 보여주고 뒷면을 감추고 있는 것은 달 뒷면에 인간이 봐서는 안 되는 외계문명이 있기 때문이란 소리도 있다. 심지어는 아폴로 달 탐사가 모두 조작이란 설도 있다. 물론 말이 되지 않는 음모론들이다.

(9)아르테미스 계획으로 다시 달을 꿈꾸다

아폴로 17호 이후 50년 만에 인류는 다시 달에 갈 꿈을 꾸고 있다. 미국의 아르테미스 계획이 그것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아르테미스는 아폴론의 쌍둥이 남매다. 아폴론이 태양의 신, 아르테미스는 달의 신이다.

아르테미스 계획에 따르면 2025년 인간은 또다시 달에 발을 디딜 것이다. 아폴로 계획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르테미스는 지속적인 달 여행과 달기지 건설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10)대한민국도 달 탐사 주인공이다

2021년 5월, 대한민국은 10번째로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하는 국가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사실 오래전부터 달 탐사 계획을 추진해왔다. 2013년에는 나로호가, 올해 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 지난 8월에 쏘아올린 달 탐사선 다누리는 지금 달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어쩌면 우리 손으로 만든 우주선이 찍은 아름다운 달 사진을 성탄절 선물로 받을는지도 모른다.

박인규 서울시립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