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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독일·오스트리아, 온라인스토킹 다양하게 처벌

사진 배포, 소셜 네트워크 접근 침투도 '스토킹'

일리노이주, 온라인스토킹 재범시 3급 중범죄

등록 : 2022-09-23 11:16:36

최근 온라인 스토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별다른 구제수단이 없는 가운데 법무부가 온라인 스토킹에 대한 처벌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이미 독일·오스트리아·미국 등 법률 선진국은 다양한 방식의 온라인 스토킹 처벌 규정을 두고 있어 주목된다.

◆독일, 타인 사칭도 스토킹으로 처벌 = 신상현 헌법재판소 재판연구원(법학박사)의 지난해 12월 '스토킹처벌법상 스토킹범죄의 구성요건에 대한 비판적 고찰' 논문에 따르면, 독일은 2007년 형법에 스토킹 처벌 규정을 도입했다. 그런데 다양한 형태의 스토킹을 새롭게 규정할 필요성에 입각해 지난해 10월부터 다양한 방식의 온라인 스토킹 처벌이 가능하도록 법률을 개정했다. △피해자와 그의 친족 또는 그와 가까운 사람의 도화·초상을 배포하거나 일반에 공개하는 행위 △피해자가 작성한 것처럼 위장해 그를 모욕하거나 여론에서 비방하게 되는 글 등을 배포하거나 일반에 공개하는 행위 △스토킹범죄 중 다른 사람의 정보를 알아낼 목적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투입하는 행위 △스토킹범죄를 통해서 얻은 도화·초상을 사용하는 행위 등에 대한 처벌 규정을 신설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연히 비밀번호를 알아맞히거나 해킹 도구를 사용해 피해자의 정보·데이터에 권한 없이 접근하는 행위가 처벌된다. 행위자가 피해자의 이메일이나 소셜 네트워크 계정에 침투해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들어 있는 개인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그 예다. 피해자 등의 도화·초상·사진·동영상을 공개·유출하는 것을 처벌함으로써 피해자의 사진 등이 통제할 수 없는 상태로 유포돼 원치 않게 제3자의 관심을 받게 되고 그로 인해 생활이 위축되는 부작용을 방지하고자 했다는 것이 신 연구관 분석이다. 마치 피해자가 스스로 작성한 것처럼 속이며 문서나 영상 등을 배포함으로써 그의 평판을 손상시키는 '온라인 타인사칭' 행위도 금지됐다. 신 연구관은 피해자 이름으로 소셜 미디어 계정을 만들어 제3자와 성적 대화를 나누는 것, 피해자 이름으로 성적인 또는 범죄 소셜·동영상을 만들어 공개하거나 테러·범죄를 예고하는 것, 피해자를 사칭하며 미성년자에게 성범죄를 저지르겠다는 욕망을 표출하는 것을 한 예로 들었다. 오스트리아는 '폭력보호법'을 통해 전기통신 등의 방법으로 타인에게 접촉하는 행위, 타인의 개인정보를 남용해 그에게 물건 주문 또는 서비스 신청, 타인의 개인정보를 남용해 제3자의 접촉 야기 행위들을 처벌하고 있었다. 그런데 2020년 10월부터 시행된 개정법에 타인이 동의 없이 그의 초인격적 생활영역에 관한 사실 또는 사진을 공개하는 행위 처벌 규정을 신설했다.

◆미국, 49개 주에서 온라인 스토킹 처벌 구체적 규정 = 지난해 3월 한국여성정치연구소에서 발표한 '온라인 스토킹의 실태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네브라스카주를 제외한 49개주 모두 온라인 괴롭힘이나 스토킹을 구체적으로 다루는 법령이 있다. 캘리포니아주 형법의 경우 △다른 사람 또는 그 사람의 가족에게 합리적인 두려움을 느끼게 할 의도로 △전자통신장비를 이용해 △피해자 동의 없이 △원치 않는 물리적 접촉이나 괴롭힘 등을 유발하기 위해 △제 3자로 하여금 불법행위를 부추기는 전자 메시지나 디지털 이미지를 포함한 개인식별 정보를 전자적으로 배포하고 게시하는 행위 등을 처벌한다. 일리노이주의 경우 △전자통신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특정인에게 안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행위 △2회 이상 전자통신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위협을 전달하는 행위 △피해자 또는 가족에게 즉시 또는 장래의 불안을 야기하는 행위 △타인에게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를 요청하는 행위 △고의로 합법적인 정당성 없이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진술을 포함한 인터넷 웹사이트 또는 웹페이지를 만들고 유지하며 적어도 24시간 동안 한명 이상의 제3자가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행위를 온라인 스토킹으로 처벌한다. 일리노이주는 온라인스토킹을 4급 중범죄로 처벌하는데 두 번째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3급 중범죄로 처벌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스토킹을 규제하기 위해 1997년부터 '괴롭힘 방지법'을 처음 도입했는데, 2012년 온라인 스토킹을 추가했다. 해당 법은 △피해자와 관련된 또는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며 글이나 자료를 게시하는 행위 △피해자를 위장해 글이나 자료를 게시하는 행위 △인터넷, 이메일 또는 기타 전자통신수단의 사용을 감시하는 행위를 형사처벌할 수 있다.

외국에서 다양한 방식의 온라인 스토킹 처벌 규정을 두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온라인 스토킹 처벌 규정이 미비하다. 스토킹처벌법은 타인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지속적으로 '우편·전화·팩스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물건이나 글 말 부호 음향 그림 영상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를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1일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스토킹 행위 중 스토킹처벌법으로 처벌되지 않는 사각지대의 범죄도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한다"며 "법 개정안을 마련할 때 온라인 스토킹 처벌 확대 필요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안성열 기자/변호사 son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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