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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최악의 국가참사·거짓 해명" "외교라인 경질해야" 민주당 '맹폭'

'30분 회담·막말 논란' 대대적 공세

조문 불발 묶어 "외교 무능" 프레임

"외교 라인 교체, 국정조사 불가피"

등록 : 2022-09-23 11:18:30

더불어민주당이 23일 미국 뉴욕 순방 중 윤석열 대통령의 막말논란과 관련 "재앙수준의 국가참사"로 규정하고 윤 대통령의 사과와 외교라인의 경질을 촉구했다. 또 막말의 대상이 미국 의회가 아닌 한국 국회였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 "국민 대표기관에 대한 모독"이라며 반발했다. 민주당은 또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등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 대화 ㅣ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2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윤 대통령의 막말 논란에 대한 질타과 대통령실·내각의 외교·홍보라인 교체 목소리가 높았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막말 외교참사는 망신을 넘어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의 국격과 신뢰를 걱정하게 만들었다"면서 "망신을 자초한 윤 대통령이 직접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박진 외교부 장관을 정조준 했다. 그는 "(이번 순방에서) 박 진 장관의 무능이 드러났다"면서 "즉각적인 경질이 이뤄져야 하고, 국회 차원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우리나라 외교라인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면서 "박진 장관, 대통령실 김성환 안보실장, 김은혜 홍보수석의 교체와 경질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입장은 22일 긴급 의총장에서도 제기됐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22일 의총에서 "대한민국 국격을 높이고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순방이건만 결과는 처참하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빈손 외교도 모자라서 최악의 국가 참사를 빚었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진통 끝에 겨우 이뤄진 한일 약식 회동은 과거사 현안 등 주요 의제는 물론 태극기도 걸지 못한 굴욕 외교로 끝났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 한미 정상 간 48초 짜리 미팅 후에 우리 대통령은 믿기지 않는 막말을 내뱉었다"면서 "특히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관련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가서 좀 혹 좀 떼어보라고 했더니 오히려 혹을 더 붙이고 온 격"이라며 참담하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도 "빈손 외교, 비굴 외교에 이어 윤 대통령의 막말 사고 외교로 대한민국의 국격까지 크게 실추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글로벌 펀드 제7자 재정공약 회의장에서 걸어 나오면서 수행하던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주변 사람들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내용이 카메라에 포착된 것을 거론한 것이다. 이 발언에서 '국회'는 미 의회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대변인 김의겸 의원은 외교·안보라인 교체와 국회차웜의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번 순방의 현안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었다"면서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과는 48초 짜리 짧은 만남으로 그쳤다"고 말했다. '빈손 외교에'에 '외교 욕설'까지 겹쳤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이어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욕설을 했다는 이준석 전 대표의 폭로에 그래도 '설마' 했는데, 이번 뉴욕에서의 발언을 보니, 사실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과와 대통령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1차장,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경질과 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런던에서의 외교적 결례, 한미 정상회담 불발, 굴종적인 한일 외교에 욕설외교까지 이어진 외교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도 즉각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지도부뿐 아니라 의원들도 SNS 등을 통해 이번 순방과 관련한 논란을 '외교 무능 프레임'으로 몰아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강병원 의원은 "대통령이 입에 담을 수 없는 저급한 말로 혈맹의 의회를 지칭했다"라며 "외교성과는 전무하고 남은 것이라곤 '이 XX'뿐"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일본총리와의 약식회담과 관련해서도 공세를 퍼부었다. 백혜련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이 애걸하는 모양새로, 회담 준비도 안 된 일본 측에 찾아가 30분 회담"이라며 "'대한민국 위상이 이것 밖에 안 되나' 자괴감이들게 하는 정부의 한심한 행태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김홍걸 의원은 윤 대통령이 출국 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정부는 북한이라는 특정 교우에 집착'했다고 한 것에 대비해 "윤 대통령은 일본이라는 학생 한 명에만 집착하는 건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조승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의 무능은 진작 알았지만, 더는 나라 밖에서까지 망신이 이어져서는 안 된다"라며 "한 정부의 실패를 넘어 대한민국의 실패로 갈까 너무 걱정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을 국정감사로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대정부질문에서 집중했던 김건희 여사 의혹, 영빈관 신축 예산 관련 논란에 조문 불발과 한미·한일 정상회담 추진 과정 등 순방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루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등 순방단 귀국 후 현안 질의 등을 통한 진상 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영국 조문 외교와 관련해선 비행기가 늦게 출발한 이유, 한미 정상환담 이후 벌어진 비속어 논란, 굴종 논란을 불러온 한일 정상회담 과정 등을 도마 위에 올리겠다는 뜻이다. 국정감사가 본격화되는 10월 정국은 민생입법, 대통령실 의혹에 외교 실책 논란으로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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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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