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기운이 완연했던 4월 22일, 서울광장에 설치되었던 코로나19 선별검사소가 철거되었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삼킨 후 2년여 만이다. 그간 선별검사소가 들어섰던 서울광장은 늘 긴장이 감도는 삭막한 공간이었다. 선별검사소가 철거된 다음 날, '세계 책의 날'(4월 23일)을 맞이해 서울광장이 열린 야외도서관 '책읽는 서울광장'으로 시민의 품에 돌아왔다.
서울시는 그동안 답답해했을 시민들에게 다시 넓은 광장을 돌려드리고 싶었다. 4월부터 11월까지 매주 주말, 무덥고 비가 많이 내리는 7~8월을 제외하고 총 43회의 '책읽는 서울광장' 행사를 진행했다. 넓은 광장에 11개의 서가를 설치해 누구나 편리하게 책을 읽을 수 있게 했고, 다채로운 문화예술 행사를 함께 개최해 책을 키워드로 다양한 가치를 담아냈다.
'책읽는 서울광장'은 처음 조성 단계부터 세가지 운영정책에 따라 설계했다. 먼저, '자유로운 도서 이용'이다. 시민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열린 도서관'을 표방했던 만큼, 시민들은 별도의 회원가입이나 대출 절차 없이 넓은 광장에 비치된 11개의 서가에 있는 5000여권의 책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었다. 두번째는 '물품대여 절차의 간소화'다. 우연히 서울광장을 지나가던 누구라도 편안하게 머물고 쉴 수 있도록 빈백 매트 양산 등 모든 물품을 현장에서 신청서 하나로 바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마지막은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이다. 광장을 찾은 누구나 문화예술을 가깝게 누릴 수 있도록 전문가 강연부터 거리공연 사진전 요가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시민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도서관
누구에게나 활짝 열린 '책읽는 서울광장'의 운영정책은 서울시민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추진할 수 있었고 시민들은 그 믿음에 응답했다. 운영기간에 서가로 돌아오지 않은 미반납도서는 64권으로 하루 평균 1.5권, 전체 도서 대비로는 1.3%에 불과하다. 또한 시민들이 '쓰레기 가져가기 캠페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쓰레기 배출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한 광장으로 운영되었다. 광장을 이용하는 서울시민의 빛나는 시민 의식이 돋보였던 대목이다.
하반기에는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와 연계해 엄마아빠를 위한 육아정보 프로그램, 아이를 위한 놀이터를 조성해 가족단위 이용객을 위한 공간과 콘텐츠를 제공했다. 엄마아빠가 쉬는 동안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 확보를 위해서도 노력했다.
더 나아가 '책읽는 서울광장'은 시에서 개최하는 서울거리예술축제 도시농업박람회 세계도시문화축제와 같은 행사와 협력하면서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했다. '책읽는 서울광장'의 방문객들이 협력 축제를 함께 즐기도록 공간연계 홍보 축제관련 도서 전시도 진행하면서 축제의 성과증대에 기여했다. 이것은 '책읽는 서울광장'이 단지 축제나 행사가 아닌 플랫폼을 지향했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플랫폼을 지향했기에 가능한 성과
'책읽는 서울광장'은 '치유와 위안'이라는 주제를 끝으로 11월 13일 2022년 운영을 마무리했다. 광장에 머물다보면 늘 듣는 말이 있다. "좋다"는 가장 듣기 좋은 말이자 가장 듣기 힘든 말이다. '책읽는 서울광장'은 시민들의 입에서 "좋다"라는 말이 계속 나올 수 있도록 2023년에 한층 새롭고 발전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