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덕모 한양대학교 ERICA 중국학과 겸임교수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임이 확정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축전을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과 번영을 수호하길 기대하고 중국의 번영과 창성을 축원한다"라고 서한을 보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도 "한중 우호 협력이 오랫동안 견고하기를 기원한다"라며 축전을 보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 정치 지도자들이 축하메시지를 보냈다.

중국 공산당은 전국대표대회를 공산당 최고 지도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당대회에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을 포함해 25명의 위원이 선출됐다. 중국에 새로운 정치지형도가 만들어졌다. 중국은 이전에는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시진핑 주석 주도로 헤쳐나가야 하며, 그 성공 여부는 훗날 평가될 것이다.

성공 여부의 중요한 잣대는 경제다. 중국을 비롯해 한국 미국 유럽 모두 흔들리는 경제를 움켜쥐고 민생을 안정화하는 지도자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굳건하게 국정을 운용할 수 있다.

중국에 만들어진 새로운 정치지형도

시진핑정부의 1기와 2기는 중국몽, 일대일로, 전면적인 샤오캉사회, 신창타이(新常態) 등이 중요 키워드였다.

3기 시진핑정부는 새로운 어젠다를 던지고 있다. 이번 20대 당대회에서 드러난 경제발전 방향은 첫째 질적성장, 둘째 경제체제 업그레이드, 셋째 과학·기술혁신 및 인재양성, 넷째 공동부유, 다섯째 녹색개발이었다.

경제발전을 위한 다섯가지 핵심 발전 요소는 '중국식 현대화' 실현을 위한 최우선 전략이다. 중국식 현대화는 중화민족의 부흥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5년 동안 사회주의 현대국가 건설을 매진하는 게 시진핑 3기의 핵심 목표다.

시진핑 3기 경제와 대외무역을 획기적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여러 주요 정책이 있다. 그중 당면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여전히 코로나19 극복이다. 중국정부는 강도 높은 제로방역,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1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방역 정책 최적화를 위한 20가지 조치를 발표했다고 한다. 중국정부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했기에 극도로 낮은 수준의 감염률과 사망률을 유지했고, 경제안정을 이룰 수 있었다고 판단한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외부의 비판이나 일부 내부의 반발과 무관하게 중국의 확진자수는 인구수에 대비해 극히 소수인 것은 분명하다. 중국당국은 "불편함이 생명 보호보다 우선할 수 없다"라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중국 공산당 상무위는 고강도 방역에 따른 사회·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밝혔는데, 큰 틀에서 제로 코로나를 유지하면서 과학적이고 정밀한 예방·통제를 통해 방역 효율은 높이고 경제를 고려하는 등 유연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유연한 제로 코로나 한국경제 '청신호'

훙하오 그로우인베스트 이코노미스트는 "중국당국이 제로 코로나에 대한 유연함을 내비쳤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상무위 방침 이후 중화권 증시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의 변화는 한국경제와 무역에 긍정적인 신호임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