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8%, 프랑스 29%, 일본 20%로 상승

자금경색 심화·금융불안 발생 우려 높아

글로벌 기업부도지수가 올해 10%에서 내년에는 19%로 상승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 2분기 이후 전 세계 주요국에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부도 건수가 점차 증가하는 가운데 내년에는 한계기업들의 부도건수가 급증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계기업 부도건수 급증 = 2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의 기업부도 건수는 올해 1분기 3065건에서 2분기 3325건, 3분기 3527건으로 증가했다. 영국의 경우에는 5204건에서 5513건, 5447건으로 늘어났다. 프랑스도 3035건→3355건→3618건으로 크게 확대됐다. 다만 독일은 1161건→1210건→1151건으로 양호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 펜데믹 발생 이후 2년동안에는 각국이 급격한 재정·통화 확대를 시행함에 따라 한계기업들의 재무적 문제가 부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중반부터 긴축적 시장 환경으로의 전환이 빨라지면서 기업부도 건수가 증가하는 모습이다. 김위대 경제리스크분석부장은 "특히 2월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연중 지속된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여파 등이 글로벌 각지에서 기업들의 매출을 악화시키고 자금흐름을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경제분석기관들은 일제히 내년 전세계 기업들의 부도율 증가를 경고했다.

최근 알리안츠 보험 기업신용 평가는 글로벌 기업들의 부도지수가 내년엔 19%로 상승 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기업의 부도지수는 올해보다 38% 상승하고, 프랑스 29%, 일본 20%, 독일 17%, 중국 15% 상승을 예상했다. 부도지수는 글로벌 GDP의 87%에 해당하는 44개국 가중평균으로 산출하고. 나라별 지수는 건수와 규모 등 반영됐다.

경제분석기관 트레이딩 이코노믹스(Trading Economics)는 내년 중 미국의 부도건수가 17%, 독일 25%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자사평가 대상인 투기등급 기업의 부도율이 올해 말 2.9%에서 내년 9월엔 4.3%(비관적 시나리오에선 7.9%~12.5%)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부채 증가로 채권시장 불안 확대 = 최대 불안요인은 급증한 기업부채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차입액 비율은 2019년 4분기 93.0%에서 2022년 2분기 97.8%로 증가했다. 선진국의 경우 90.8%→95.6%, 신흥국은 96.7%→101.6%로 급증했다. IIF는 "전 세계적으로 좀비기업(이자보상비율 3년 연속 1 하회)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기업부채가 급증한 상황에서 변동비 증가 및 차입금리 상승, 매출위축 등이 기업들의 마진 축소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 들어 기업들의 운전자금 조달 시 접근 이용도가 높은 단기 기업어음(CP)시장 금리 등이 급등한 상황했다. 저신용등급·고레버리지 기업 중 이자보상비율이 낮은 기업들은 내년 초까지 정책금리가 추가 인상되고 높은 수준의 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유동성 경색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지난 10여년간 이어진 저금리 여건에서 존속이 가능했던 한계·중소기업 등은 재정·통화정책의 동시적 긴축 전환과 경기둔화 영향 등을 더욱 크게 받을 가능성이 커 내년에는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부도건수가 급증할 소지가 있다"며 "부도 이슈가 부각될 경우 자금시장 신용경색이 심화되면서 채권시장 불안 확대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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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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