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후원서비스본부 결연후원팀장

"꿈과 목표가 생겼어요." 입학을 앞둔 아동이 들려준 대답이다. '유엔아동권리협약 비준일'과 '아동학대 예방의 날'이 나란히 모여있는 아동권리주간을 맞아 다시금 우리 사회는 아이들의 권리와 행복을 이야기한다.

아동학대를 필두로 경제적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줄지 않는 시국에 의식적으로 가장 지켜야 할 존재에 대해 다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아동 10명 중 1명 '상대적 빈곤' 해당

아동은 좁게는 가정과 학교, 넓게는 사회와 국가의 틀 안에서 생존과 발달, 보호와 참여라는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으며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러한 기본권조차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아이들이 여전히 많다.

2021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간한 '빈곤통계연보'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 아동 10명 중 1명이 상대적 빈곤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악한 경제 형편으로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한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것은 어찌보면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사회복지 현장 일선에서 아이들의 삶에 나타난 변화를 바라보며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갈 수 있음을 확인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자립, 아동과 아동을 후원하는 지지자가 서로 정서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결연후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년 1만2000여명의 아이들의 응답을 통해 향후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예상하고, 후원자에게는 후원자의 귀중한 결심이 현실을 변화시키고 있음을 안내하고 있다.

실제 후원을 받고 난 뒤 모든 연령대에서 긍정적인 마음이 생기고, 이전보다 건강해졌다고 응답한 아이들이 이전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후원금 사용은 연령별 특성에 맞춰 다른 모습을 보였다. 미취학 아동의 경우에는 '의료비',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교육과 학습, 자기계발비', 고등학생은 '생활비'로 후원금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 연령대에 걸쳐 '진로 탐색 프로그램' 및 '자격증 취득' 지원에 대한 욕구가 높게 나타나며 아이들이 관심과 고민에 '자립'이 자리잡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행복해야 모두가 행복한 사회

모든 아동이 누구 하나 소외됨 없이 건강하게 성장 후 자립해 당당히 본인의 역할을 해내는 모습은 모든 아동복지 단체들의 공통된 목표이자 사회복지 현장에서 근무하는 모든 이들의 기쁨이다.

오늘날 아동이 처한 문제는 복잡다단하다. 빈곤에 뿌리를 둔 차별은 수많은 형태로 모습을 달리해 아동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를 비롯해 어느 한 주체가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다. 그렇기에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고민하고, 긴밀히 협력하는 초당적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현실과 너무 멀리 떨어진 것처럼 느껴지지만 어쩌면 우리 아이들을 위한 행복한 세상은 그리 멀리 있지 않을 수 있다. 아동의 행복을 간절히 기원하는 우리의 바람이 지속되길 바란다. 아이들이 행복한 사회가 곧 모두가 행복한 사회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