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부터 블랙 프라이데이, 사이버 먼데이에 이르는 5일간의 미국 최대 쇼핑시즌에 온라인매출이 잇따라 신기록을 쓰고 있어 미국경제가 새해 불황을 피하게 될지 기대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11~12월 두달간의 소매판매 실적이 경제 전체를 판가름한다. 갈수록 온라인 쇼핑의 비중이 늘어나며 올 연말에는 전통매장 51%, 온라인 47%로 엇비슷해 졌다.

◆절반 비중 온라인매출, 예상 넘는 실적 = 24일(현지시간) 추수감사절, 25일 블랙 프라이데이, 26일과 27일 블랙 주말, 28일 사이버 먼데이 등 5일 동안 1억 6620만명이 전통매장과 온라인 쇼핑 대열에 나섰다. 지난해보다 800만명 늘어난 쇼핑 열기다.

25일(현지시간)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뉴욕의 한 애플스토어 매장에 고객들이 붐비고 있다. AP=연합뉴스


특히 올 연말 대목에는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온라인 매출이 예상을 웃도는 신기록을 연일 기록 중이다. 어도비의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당일 온라인 매출은 53억달러로 당초 예상치 51억달러를 웃돌며 전년대비 2.9% 늘어나며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최대 쇼핑일인 블랙 프라이데이에는 오프라인 매장에는 예상보다 인파가 적었지만, 온라인 쇼핑은 하루 매출이 91억2000만달러로 전년보다 2.3% 증가하며 사상 처음 90억달러를 넘었다.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토요일 45억2000만달러, 일요일 49억9000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했다.

최고의 온라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28일 사이버 먼데이에는 하루 온라인 매출이 11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어도비 분석은 예측해 놓고 있다. 지난해 사이버 먼데이 하루에 107억달러의 온라인 매출을 기록했는데 올해에는 5.1%나 더 증가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아도비 애널리틱스는 5일간의 전체 온라인 매출이 2097억달러로 지난해 보다 2.5%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추수감사절과 블랙 프라이데이에 예측을 뛰어 넘었기에 전체 온라인 매출 예상치를 웃돌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온라인 매출과 전통 매장 매출을 모두 포함하는 11~12월 두달간의 전체 소매판매는 올해 9426억~9604억달러로 지난해보다 6~8% 늘어날 것으로 전미소매연맹은 예측하고 있다.

이는 10년 평균 연말 매출 증가율 4.9%의 약 2배 가까운 것으로, 연말대목만 잘 살리면 미국경제가 2023년에 가벼운 불경기로 넘어가거나 잘하면 피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다만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월에 전년대비 7.7% 급등해, 소비자들은 돈을 더 쓰고도 상품과 서비스는 덜 산 셈이 됐고 폭탄세일을 찾아 다녀야 했으며 업계는 재고처리 밀어내기 세일에 주력해야 했기에 수익을 크게 올리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 소비자들 '물가 우려에도 지갑 열 것' = 미국 소비자들은 대부분 물가급등과 불경기를 크게 우려하면서도 지갑은 계속 열 의사를 밝히고 있다. 25일 보도된 CNBC의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는 물가급등으로 원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살 수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69%는 내년에 경기침체에 빠져 구매력을 잃지나 않을 까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민 44%는 연말 쇼핑시즌에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지출하겠다고 밝혔다. 14%는 더 쓰겠다고 밝혀 이를 합하면 58%가 경제악화에도 불구하고 지갑을 닫지는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해 보다 지출을 줄이겠다는 응답은 39%로 전년보다 3%포인트 늘어났다. 미국 소비자들은 쇼핑 시기로 21%가 블랙 프라이데이를 지목했고 12%가 사이버 먼데이를 꼽았으며 7%는 중간에 있는 스몰 비즈니스 새터데이를 꼽았다.

◆내년 미 경제 '약한 불경기 혹은 침체 모면' = 미국경제는 2023년 새해 가벼운 불경기를 겪거나 잘하면 가까스로 피할 것이라는 경제분석기관 들의 수정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1일자로 발표한 2023년 전망보고서에서 미국경제 성장률이 올해 1%에서 내년에는 0.4%로 더 낮아져 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물가의 경우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물가(PCE)가 9월 5.1%에서 내년 말에나 3.1%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연방준비제도는 올 12월 0.5%포인트, 내년 2월과 3월에는 각 0.25% 포인트씩 모두 1%포인트의 기준금리를 더 올려 내년 3월에는 5~5.2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22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경제 성장률이 올해 1.9%에서 내년 0.5%로 크게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는 근원 PCE로 내년 말에 2.4%까지 내려가 다른 기관들보다 더 많이 진정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의 기준금리는 타 기관들과 비슷하게 새해 3월까지 인상을 계속하고 내년 안에는 금리인하는 없을 것으로 모건 스탠리는 예측했다.

두 기관 모두 제로 퍼센트의 성장률로 미국경제가 내년에 침체를 겪다가 자칫하면 가볍더라도 불경기에 빠질 우려는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비해 골드만삭스는 17일에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미국경제가 2023년에 가까스로 불경기를 피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성장률이 올해 1.9%에서 내년에는 1.0%로 내려가겠지만 마이너스나 제로 성장이 아니어서 불경기를 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물가의 경우 현재 5%인 코어 PCE가 내년 말에는 3%로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는 올 연말과 내년 상반기까지 1.25%포인트를 더 올려 5~5.25%가 내년 내내 유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현재 3.7%에서 내년에는 0.5%포인트 더 오른 4.2%를 기록할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예측했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m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