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화성-17형' 거론

미 전문가 "비핵화 물건너가"

북한은 이른바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을 맞은 29일 그간 이룩한 국방력 강화 성과를 선전하며 정면대결 의지를 재확인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조국은 강대하고 인민은 존엄높다' 제목의 정론에서 "감히 우리를 넘보고 우리의 존엄과 자주권을 유린하려는 자들이 있다면 용서치 않을 멸적의 보복 의지로 만장약된(가득 장전된) 우리의 주체병기들은 얼마나 자랑스러운가"라고 밝혔다.

신문은 지난 18일 감행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를 언급하며 "우리의 힘, 우리의 지혜와 기술로 안아오는 명실공히 자력갱생의 창조물"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 열병식을 이끈 북한군에 대해선 "복장과 전투장구류는 물론이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어느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정예무력"이라고 자찬했다.

당시 "세계 최강의 병종인 포병무력, 세상에 없는 조선의 절대병기의 하나인 초대형방사포종대를 비롯한 첨단화되고 강력화된 초정밀무기, 조선인민군의 핵심 전투무기들"이 등장했다며 북한 주민들이 "강대한 국가의 한 공민이 된 남다른 영예와 행복"을 누리고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신문은 "힘과 힘에 의한 대결이 곧 승패를 결정하는 오늘의 세계에서 강자가 될 때라야만 나라와 민족의 현재와 미래를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은 그 무엇으로써도 부정할 수 없는 철리"라며 "만약 힘이 없다면 주먹을 부르쥐고도 흐르는 눈물과 피만 닦아야 하는 것이 오늘의 엄연한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내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무기 기술이 5년 만에 상당히 진전을 보여 북한의 비핵화는 더 이상 한미 당국의 목표가 아니게 됐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8일 전했다.

미 랜드연구소의 수 김(Soo Kim) 정책 분석관은 "한미 당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있지만, 핵무기 프로그램은 이미 북한 정권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기술적 진보뿐 아니라 남한과 미국에 대한 지렛대를 강화하는 데 있어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룬 것"이라며 "일각에서 군축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더 이상 북한의 비핵화는 목표가 아니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 켄 고스 국장도 "사실상 비핵화 논의는 2019년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끝났다"면서 "이제는 '비핵화'가 아닌 '핵동결'을 꺼내 북한을 끌어들여야 한다"면서 동결→대화의 단계적 접근을 법을 강조했다.

다만, 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를 포기하고 군축협상에 나선다면 많은 장애물이 있을 것"이라며 "또 군축협상에 나선다 해도 성공적일 것이란 보장은 없다"고 지적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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