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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대변인도, 부대변인도 없는 대통령실

UAE-스위스 순방일정 유출 사고에

이재명 부대변인 '도의적 책임' 사퇴

등록 : 2023-01-30 12:06:38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통령실은 대변인에 이어 부대변인 자리까지 비는 초유의 상황에 처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9일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기자단에게 제공했던 순방 일정이 외부로 유출돼 안보상·외교상 결례, 위험이 발생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부대변인은 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 국빈방문과 스위스 다보스포럼(WEF, 세계경제포럼) 참석을 위해 이달 14~21일 해외순방을 다녀왔다. 그런데 순방 직전 출입기자들에게 사전 공유했던 일정이 외부로 유출되는 사고가 벌어지자 이 부대변인이 자진해서 책임을 떠안았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실은 양국 지도자의 안전과 관련된 정보가 일반에 유출된 점을 엄중하게 여기고 기자단과 후속 대응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재발 방지책을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라며 "출입기자들의 자발적인 조처와 협조도 아울러 당부드린다"고 했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이 부대변인은 현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실에 합류한 후 윤 대통령에 대한 야권의 공세에 맞서 '방패'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자 브리핑 때마다 날선 질의응답을 소화해내면서도 기자단과 무난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강인선 대변인이 해외홍보비서관 겸 외신 대변인으로 옮긴 후 5개월 가까이 공석이 되자 그동안 사실상 대변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 부대변인 사퇴로 대변인과 부대변인 자리가 모두 비면서 김은혜 홍보수석이 모든 브리핑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천효정 부대변인이 있지만 최근 뉴미디어비서관 직무대리를 겸직하면서 가짜뉴스 대응과 매체 홍보에 주력하는 중이다.

빈 자리가 언제 채워질 지는 두고 볼 일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후임 인선에 대한 질문에 "노력중"이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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