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20%·포드 7%↓

3위 현대기아차에 부담

미국에서 때아닌 전기차 가격인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테슬라가 가격을 20%나 인하한데 이어 포드차도 최대 7% 내려 가격 낮추기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정한 대당 7500달러의 세제혜택에서 배제돼 미국 내 전기차 판매 순위가 3위로 밀려난 한국의 현대·기아차는 더욱 힘겨운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전기차 시장을 65%를 차지하고 있는 테슬라가 이달 중순 가격을 최대 20%로 대폭 인하한데 이어 2위 포드자동차가 최고 7% 가격인하를 발표했다

포드는 자사 전기차의 대표격인 머스탱 마크 E의 가격을 최소 600달러에서 최고 5900달러 까지 내린다고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마크 EV 4륜구동의 경우 판매가를 6만3600달러에서 5만8000달러로 3.3%, 5만5000달러짜리 모델은 5만1000달러로 7.2% 내렸다.

전기차 생산에 주력할 것임을 선언한 포드차는 전기차 연간생산량을 지난해 7만8000대에서 올해 13만대로 약 2배 늘려 잡았다.

이보다 앞서 전기차 가격인하 전쟁에 불을 지핀 곳은 테슬라다.

테슬라는 지난 13일 자사 전기차의 가격을 최고 20%(1만3000달러) 파격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테슬라 전기차 가운데에서도 가장 잘 팔리고 있는 모델Y 전기차는 5만2990달러로 가격을 20% 낮췄다. 모델3 세단은 5만3990달러로 14% 인하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00만대 리콜로 전체 인도량 목표에서 그만큼 미달했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기 위한 조치일 뿐만 아니라 대당 7500달러의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격 상한선 아래로 낮추기 위해 공세적 행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에서는 전기차 가격이 5만8000달러 이하, 대형일 경우 8만달러 이하라야 7500달러씩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의 전기차 가격인하 경쟁은 현지 시장에서 3위로 밀린 한국의 현대·기아 전기차에겐 더 어려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22년 한해 80만7180대 전기차가 판매돼 전체 자동차 판매량 차지하는 비중이 5.8%로 전년의 3.2%보다 약 2배 급증했다.

1위는 테슬라로 52만2000대를 팔아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65%를 차지해 압도하고 있다.

2위는 포드차로 6만5000대를 팔아 7.6%를 차지하며 2위로 올라섰다.

3위로 밀린 현대·기아차는 5만7500여대를 팔아 7.1%를 차지했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m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