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인건비 상승 … "방법 없어 난감"

물가당국 "인상요인 기업이 흡수해 달라"

최근 외식과 가공식품 등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분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공공요금 인상과 함께 2분기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물가당국엔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가격 인상요인을 기업이 자체 흡수해 달라"고 당부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방법이 없어 난감하다. 정부는 2분기에는 3%대로 물가상승률이 꺾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빗나갈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2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지수는 115.45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7.5% 올랐다. 특히 지난해 전체 물가는 연평균 5.1%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7.5%) 이래 가장 높았다. 이때도 외식물가 상승률이 9월 한때 9.0%까지 치솟으며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지난해 정점을 찍은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4.8%로 지난해 4월(4.8%) 이후 10개월 만에 첫 4%대로 내려와 물가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올해 들어 빵 과자 아이스크림 생수 등 가공식품에 이어 햄버거와 치킨 등 외식 가격이 줄줄이 오르며 물가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물가 둔화세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도 여전히 상승 중이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10.4%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11.1%)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최고였다. 품목별로 치즈 34.9%, 식용유 28.9%, 밀가루 22.3%, 빵 17.7%, 커피 15.6%, 스낵 과자 14.2%, 아이스크림 13.6% 등이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2021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21개월째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2021년 12월부터 15개월 연속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하고 있다.

외식·가공식품 등 먹거리 가격은 전기 가스 수도 등 공공요금과 함께 전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을 주요 품목별로 살펴보면 전기 가스 수도(28.4%) 다음으로 가공식품(10.4%) 기타농산물(10.4%) 수산물(8.3%) 외식(7.5%) 등 먹거리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정부는 식품기업들에 원가를 절감해 가격 인상 요인을 자체 흡수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의 부담으로 가격 인상이 추가 단행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물가 특성상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많지 않다. 오죽했으면 최근 물가를 담당하는 과장이 장기휴가를 냈을 정도"라고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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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홍식 정석용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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