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기피현상, 공대 출신 대우 어떤지 따져봐야

전기차 안전 우려 더 커질 것 … 추가취재 필요

내일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16일 서울 종로구 내일신문사 4층 회의실에서 3월 정기회의를 열었다. 위원들은 지난 회의 이후 게재된 기사에 대해 비평하며 한일정상회담 이후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진단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대 기피 현상, 전기차 안전 문제 대두 등 지면에서 다뤄진 이슈들을 지속적으로 추적해서 심도 깊은 기사로 발전시켜 출고해 달라는 주문도 나왔다.

내일신문 3월 독자권익위원회 회의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내일신문 4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강제동원 해법, 충분한 설득이 관건

정세용 = 세 가지 정도 주목할 기사가 있었다. 첫 번째는 2월 22일 홍면기 칼럼에 '인구 절벽 내몰린 한국', 3월 7일자엔 박태견 씨가 '서울 한복판에도 인구소멸 태풍'이라는 칼럼을 썼다. 한국이 최악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지만 정말 상황이 심각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두 번째는 2월 28일 16면에 공대가 위태롭다는 기사가 있었다. 공대가 의대로 가는 정류장으로 전락했다는 것인데, 이대로 가다가는 산업계가 붕괴 위험에 처할 수 있으니 심각하게 다뤄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는 '지난해 무역적자 177억달러' 기사를 비중있게 다룬 점이 눈에 띄었다. 이 시점에 다시 생각해야 할 곳이 아세안이 아닌가 싶다. 2월 22일 한·아세안 관계 새로운 지평, 3월 3일 인도태평양 시대 관련 특별기고가 실렸는데 좋은 내용이었다. 일제의 강제동원에 대한 정부의 해법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국민들은 진정한 사죄가 핵심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직은 일본의 사죄가 있었다고 생각을 안한다는 점이다. 대통령실에서는 결단이라고 강조하지만 야당과 국민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내일신문은 주로 비판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

현문학 = 경제 측면에서 보면 국제적인 협조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일본과 지금까지처럼 지낼 수는 없는 것 같다. 일본이 기초기술을 가진 나라라는 점에서 반도체 등에서 협력할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대통령 순방 결과를 봐가면서 잘못된 것은 비판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될 것 같다.

임성진 = 한일관계는 국민적 감정이 민감한 사안이다. 다만 경제적으로 보면 경기도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가 생긴다고 하는데 비메모리 쪽은 일본이 가지고 있다. 여러 가지 경제적인 고려를 했을 텐데 역사 문제와 결부돼 있으니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하는 시도가 필요해 보인다.

문찬석 = 지금이 세계 질서의 변혁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이야기인 것 같다. 경제와 안보가 따로 갈 수 없는 시대가 되고 있다. 정부도 그런 점을 깊이 고민했을 거라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과거에 머물러서는 향후에 재편되는 질서에 적응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현장에서 쓴 살아있는 기사 더 많아지길

임성진 = 현장이 살아있는 기사가 좋은 기사라고 생각한다. 3월 7일 유럽 현지에서 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관련 기사가 그랬다. 미국의 인플레감축법(IRA)과 유럽판 인플레감축법으로 탄소 중심으로 보호무역을 하면서 투자자들이 다 나가고 있는데 유럽 입장에서 어떻게 보느냐를 인터뷰를 통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단순히 보호무역주의라기보다는 탈탄소로 가는 세계적 흐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로 연결해갔으면 한다.

3월 3일자에 해양 수산물 방사능 조사현장에 기자가 동행취재한 기사를 봤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정말 심각한 문제인데 적절한 현장 취재였다고 본다. 아쉬운 점은 담당 기관과 동행 취재가 아니라 독자적 취재도 시도해봤으면 한다. 국민연금이 탈석탄 선언을 했지만 여전히 실행하지 않고 있다는 연합뉴스를 받아서 썼는데, 내일신문이 세계 연기금의 동향 등과 비교해가면서 발전된 형태로 보도하면 좋을 것 같다.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있었는데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다 보니 후진적이고 미개한 선거가 이뤄지고 있다. 내일신문은 조합장 당선인 중 여성 비율이 낮다는 관점으로 기사를 썼는데 색다르게 본 기사라고 생각한다. 결과 분석 외에도 정말로 조합장 선거를 어떻게 깨끗하게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을 가져달라.

전기차 지하충전소 집중 취재 기대

문찬석 = 위원장께서 모두에 이야기한 출산율 저하, 공대 기피 이건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히 출산율의 경우 연금, 교육, 노동개혁 등과 다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심도 있는 기획기사를 기대한다. 또 과거 공직에 있을 때 본 산업단지의 임원급이나 주요 간부들을 보면 공대 출신들이 젊은 시절부터 기업에 들어가 수십년 동안 국가 산업을 이끌었다. 사실 의대가 우리나라를 현 단계로 이끌어온 것은 아니지 않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는 상당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일본 정부에선 안전하다 하지만 국내에는 의문시하는 여론이 있고, 방류시 과연 양식 수산물을 먹을 수 있는 것인지 이 부분에 대해선 집중적 보도가 필요해 보인다. 3월 7일자에 전기차 화재 피해 때문에 서울 중구청에서 안전기준을 마련했다는 짤막한 기사가 있었다. 전기차 충전소와 전용 주차 구역을 가급적 지상에 설치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인데, 아시다시피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전기차 화재를 완전히 끌 수가 없다. 그런 점에서 백화점이나 대형빌딩에 가보면 지하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는 건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앞으로 여러 지역에서 재건축이 이뤄질 텐데 지하주차장 등에 충전소 등이 들어갔을 때 과연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추가 보도가 있었으면 한다.

코픽스 금리 관련법 개정 필요 지적해야

현문학 =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보면 쉽게 꺼질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 2018년 금융위기 때만 해도 뱅크런이 일어나도 사람들 줄 서게 하고 천천히 입장시키면 2, 3일 동안 출금을 막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손가락 하나로 다 할 수 있게 됐다. SVB도 36시간 만에 끝나 버렸는데 조치가 취해졌다 하더라도 채권시장 불안은 여전하다. 새로운 금융환경에 따른 영향에 우리도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금융시장에 관치 논란이 이는 등 지금이 과연 20년 전인가 싶을 정도로 수준이 낮은데, 내일신문에서 금융시장 점검 시리즈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예를 들어 코픽스 금리의 경우 이명박정부 때 이미 법으로 만들어졌는데, 은행들이 법에 따라 예대금리차를 마음껏 향유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제 10년이 지났는데 언론이 이 부분을 지적해서 법을 고치도록 해야 한다.국민연금 관치 논란도 일고 있다. 검사 출신이 들어갔다든지, 대통령도 기금운용 관련해 한마디씩 하고 있고, 여러 혼선이 빚어지는 것 같다. 그런 것 때문에 소비자들이 어떤 피해를 보고 있는지 현장취재를 통해서 감시하고 추적해 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사를 내보내야 한다. 주총 시즌에 선임되는 사외이사와 관련해서 금융지주를 보면 KB금융지주의 경우 신규 사외이사 3명 중 2명이 교수, 신한금융지주는 9명 중 6명이 교수라고 하는데 해외에선 거의 기업인들이 사외이사를 맡는다. 기업인과 교수는 진단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도 관치금융과 함께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AI 생성이미지 관련 법적논쟁, 좋은 기사

이해성 = 3월 8일자 글로벌 포커스 지면에 인공지능의 이미지 생성과 관련해 표현확장신기술이냐 아니면 이미지 도용에 불과하냐는 기사가 있었다. 인공지능이 생성한 이미지들이 인터넷상에 많이 돌아다니는데 이와 관련한 법적 논쟁을 다룬 기사였는데 여러 가지를 종합해 잘 쓴 기사였다. 인공지능이 현실에 활용됐을 때 어떤 영향이 있을지 한발짝 나아가보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정답을 요구하는 분야와 창작을 요구하는 분야로 나눠 본다면 창작을 요구하는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빨리 수용될 거라고 생각한다. 정답이 필요한 분야에선 인공지능 활용시 반드시 전문가의 보증이 필요할 것이다.

반면에 정답이 필요없는 음악이나 미술같은 분야에선 인공지능이 훨씬 빨리 수용될 수 있다고 본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디자이너'라는 제품을 내놓을 텐데, 디자이너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술하면 그에 맞는 것을 만들어 주는데 디자이너가 거기에 일부 수정을 가하는 작업을 하면 된다. 생산성에서 비교가 안 될 것이다.공대 기피 현상과 관련해선 컴퓨터공학 전공했던 입장에서 이유가 단순하다고 본다. 학력고사 기준으로 의대보다 공대 커트라인이 높았는데, 세월이 지난 후 친구들 만나보면 당시 공대 갔던 사람들은 '내가 그동안 뭐했나' 생각하게 된다. 의대 간 친구가 훨씬 더 많은 보상을 받는데 공대 출신 부모들이 자기 자식을 공대에 보내겠나. 공대 기피는 세계적 흐름인데 그나마 미국에선 아직 우수한 인재들이 이공계 쪽으로 유입되는 이유는 아직 '한방 신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공계 기피현상을 대입 문제로 풀어보려는 것 같은데 그보다는 이공계 출신들이 한국에서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따져보고 대안을 찾는 게 더 합당하다고 본다.

학폭 방지책 심도있게 다뤄주길

이현숙 = 조합장 선거와 관련해 여성조합장 당선자가 적다는 분석기사가 있었는데 단순히 적다는 결과 말고 왜 그렇게 적은지에 대한 분석도 있었으면 한다.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 관련 기사에서는 성평등이 기업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중요하다든지, 여러 단체들의 의견을 반영한 기사가 있어서 잘 읽었다. 다만 3월 4일 기념 행사가 있었는데 올해는 특히 그동안 강력했던 백래시나 코로나로 인한 위축 이후 의미 있게 치러진 행사였는데 관련 기사는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다.

학교폭력 이슈가 많이 제기되고 있는데 어려운 내용이라는 점은 알지만 내일신문이 관심을 가지고 기사를 써줬으면 한다. 성장과정에 있는 청소년기 아이들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최근에는 변호사가 개입해서 가해학생은 어떻게든 방어하고, 피해학생도 거기에 대응하기 위해 변호사를 사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학폭에 어떻게 대처하는 게 아동에게 최상의 이익인지, 학교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려면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뤄달라.


3월 독자권익위원회
위원장 정세용(전 내일신문 주필)
위 원
문찬석(법률사무소 선능 대표변호사)
이해성(내일이비즈 부사장·CTO)
이현숙(탁틴내일 상임대표)
임성진(전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현문학(한국생애설계협회 홍보이사)

내부 참가자
이선우 편집국장
박진범 재정금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