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지원사업에 대거 선정

권성동 이철규 유상범 역할

당 주요보직 싹쓸이 기대

28일 강원 홍천군·횡성군·영월군·평창군에 지역구를 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평창군 둥지마을이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보도자료를 통해 알렸다. 국가균형발전위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이 사업은 주민 생활여건을 개선하는데 국비를 지원해주는 내용이다. 전국적으로 도시 11개소, 농어촌 80개소만 선정됐다. 유 의원이 자료를 내고 한 시간 뒤에는 강원 동해시·태백시·삼척시·정선군을 지역구로 삼고 있는 이철규 의원이 동해시 안묵호마을과 태백시 호암마을이 개조사업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 의원은 "도시 사업지는 (전국적으로) 11개소에 불과한데, 이중 동해시와 태백시가 포함됐다"며 기쁜 심정을 내비쳤다. 권성동 의원의 지역구인 강릉시도 사업에 선정됐다.

윤석열정부 들어 국민의힘 내에서는 '강원 전성시대'란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대표적 정치·경제 '격오지'로 꼽히던 강원에서 '실세'로 불리는 인사들이 속출했기 때문. 이날 국책사업에 강원지역이 다수 선정된 결과가 알려지자, "강원 전성시대가 실감난다"는 관전평이 나올 정도였다.

여당에서 강원지역은 그동안 '격오지'였다. 영남이 주류인 국민의힘에서 강원은 '원 오브 뎀'에 불과했다. 하지만 윤석열정부 들어 강원 출신 인사들이 속속 권력핵심부로 진입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철규 의원은 내년 총선 공천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에 올랐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으로 꼽힌다. 검찰 출신의 유상범 의원은 수석대변인이 됐다. 친윤핵심으로 분류된다. 이미 사무총장과 원내대표를 거친 권성동 의원은 자타공인 권력핵심이다.

이양수(강원 속초시·인제군·고성군·양양군) 의원은 차기 원내수석부대표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실력과 인품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한기호(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을) 의원은 사무총장을, 박정하(강원 원주시갑) 의원은 수석대변인을 이미 거쳤다. 비례대표로 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용호 의원은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여권 관계자는 27일 "강원 출신들이 중앙정치권에서 이렇게 존재감이 강했던 적이 없다. 강원으로선 이들을 통해 지역발전을 끌어내고, 동시에 중앙정계의 거물로 키워낼 기회"라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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