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업성 악화된 부동산PF 집중 모니터링

미, 상업용부동산 대출 80% 중소 은행에 집중

미국 중소형 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위험이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중 상업용 관련 부실이 늘고 있어 금융시장의 시한폭탄으로 부상하고 있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부동산PF 중 상업용 브릿지론의 연체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사업성이 크게 나빠진 사업장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은 사업목적으로 사용되는 소득창출 부동산을 의미한다. 사무실과 임대주택, 숙박, 창고와 병원 등 산업용이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부동산PF 중에서 업무시설(오피스빌딩), 상업시설(근린생활시설·상가), 숙박·레저시설, 산업시설(물류센터·아파트형 공장)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미국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 중 80%가 중소형 은행에 몰려있고 특히 소형 은행의 경우 상업용 부동산 대출 42%가 우리나라의 부동산 PF대출과 유사한 부동산 개발 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개발 대출 중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평균 20% 가량인 중대형 은행과 비교하면 리스크가 큰 것이다.

국내의 경우 용도별 PF 대출 현황을 보면 지난해 3월 기준 은행과 보험사의 비아파트 비중은 각각 31.2%, 42.3%인데 반해 저축은행 84.6%, 증권사 75%, 여신전문금융회사 66.5%로 높게 나타났다. 저축은행의 경우 근린생활시설과 오피스텔 등의 비중이 50%에 달했다. 미국과 한국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약한 고리로 지목받는 금융회사에 몰려있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경기가 부진하면 현금흐름을 발생시키지 못하고, 높아진 금리는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금융기관 가운데에서 비교적 규모가 작거나 신용도가 떨어지는 곳에서 관련 PF대출을 많이 했기 때문에 잠재적 위험이 상당하다"고 우려했다. 성 교수는 "특히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되고 지방이 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기업들의 원격근무 증가 등으로 사무실 공실률이 지난해말 18%에 육박했고 내년까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상업용 모기지 담보증권'이 잠재적 금융위기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 은행들은 지난해말 현재 2조8000억달러의 모기지 담보증권에 투자했으며 미실현 손실이 368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 담보증권에 대한 은행의 미실현 손실은 지난해말 현재 430억달러에 이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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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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