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오차범위 내 접전

무소속, 네거티브 공세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가 1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진보당 후보에 대한 무소속 후보의 네거티브 공세가 거세다. '운동권·반미정당' 후보라는 색깔론까지 동원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진보당 후보의 약진이 확인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4.5 전주을 재선거에는 기호 2번 국민의힘 김경민 후보, 기호 4번 진보당 강성희 후보, 기호 5번 무소속 임정엽 후보, 기호 6번 무소속 김광종 후보, 기호7번 무소속 안해욱 후보, 기호 8번 무소속 김호서 후보가 각각 출마했다. 민주당은 재선거 원인 제공 등을 이유로 후보자를 공천하지 않았다. 임정엽 김호서 후보는 민주당 무공천에 반발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섰다.

임정엽 후보는 28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당 강성희 후보를 향해 "운동권 진보당에 전주를 뺏길 수는 없다. 자랑스러운 전주를 반미 투쟁기지로 만들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임 후보는 "진보당은 해산명령을 받은 통합진보당을 이어가는 운동권 정당으로 자칫 전주가 반미 구호로 가득찬 도시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며 "진보당의 세력확장 놀음에 전주가 이용당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성희 후보는 반박 성명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치를 배웠다고 하는데 색깔론을 들고나오니 황당하다"면서 "당을 배신하고 탈당하더니 이젠 김대중 전 대통령 얼굴까지 먹칠을 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그는 "'간첩 빨갱이'란 색깔론의 최대 피해자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며 "독재정권에 맞서 싸우지는 못할망정, 독재자가 탄압할 때 쓰던 '색깔론'이 말이 되느냐"고 비난했다.

이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홍걸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번 재선거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하지도 반대하지도 않지만, 김대중 대통령의 함자를 팔면서 동시에 색깔론을 들먹이는 행태는 작년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하던 것과 똑같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강성희 후보자는 어쩌다 색깔론 공세의 타깃이 됐을까. 선거 중반판세를 추론할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를 꼽는다.

진보당은 전주을 재선거가 확정되자 당운을 건 총력지원 체제로 전환해 전주로 당력을 집중했다. 공식선거운동 개시 전 정당의 정치홍보가 자유로운 점을 최대한 활용해 정권견제와 민생이슈 캠페인을 주도했다. 정치신인이나 다름없는 강 후보가 완주군수를 두번이나 지낸 임 후보의 절반수준에서 출발한 지지율이 1달 만에 오차범위에서 앞서는 결과로 이어졌다. 민중의소리·에스티아이의 여론조사(24~25일. 700명.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진보당 강 후보가 29.1%, 임 후보가 25.4%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보였다. 국민의힘 김경민 후보는 13.0%, 무소속 안해욱 후보는 11.0%, 무소속 김호서 후보는 7.2%, 무소속 김광종 후보는 0.8%였다.

한편, 전주을 재선거 유권자는 16만6900여명으로 4월 5일 재선거일에 앞서 오는 31일~4월 1일 사전투표가 진행된다. 선거캠프 관계자들은 이번 재선거 투표율을 30% 내외로 예상하고 있다. 가장 최근 선거인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전주 완산구 투표율(40.2%)을 고려한 것이다. 실제 투표참여자가 5만명 이내로 줄어들 경우 후보간 네거티브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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