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수였던 구미 상류 2급수로, 2012년 이후 '유해남조류' 악화 … 부산시, 지난해 58일 동안 '4급수 강물' 공급받아

국립환경과학원이 운영하는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서 2005년부터 2022년까지 낙동강 주요지점 수질 데이터를 월별자료로 검색해 빅데이터 분석을 해보았다.
주요지점은 '강정'(구미 해평취수장) '구미'(남구미대교) '남지'(칠서취수장) '물금'(물금취수장) 4곳을 선택했다.
수질 데이터는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화학적산소요구량'(COD) '총유기탄소'(TOC)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녹조 수치를 보여주는 '유해남조류 세포수'는 대구 강정보 지점의 2012년~2022년 일자료를 모두 분석했다.
환경부 수질측정망의 엑셀 데이터에서 해당 자료를 추출해 'R-스튜디오' 프로그램으로 시각화했다. 빅데이터 시각화는 세종대대학원 기후환경융합학과 박문수 교수의 도움을 받았다.

'강정'(구미 해평취수장) '구미'(남구미대교) '남지'(칠서취수장) '물금'(물금취수장) 4곳의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변화. 상류는 나빠지고 하류는 약간 좋아졌다. 보 건설 이후 데이터는 상하류 모두 나빠졌다.


낙동강 수질 빅데이터 분석 결과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의 경우 상류인 강정 지점과 구미 지점은 2005년보다 더 나빠졌고, 하류인 남지와 물금 지점은 2007년 2.5ppm 수준에서 2022년 2.0ppm 수준으로 약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측정한 낙동강 주요지점 4곳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 수치 변화. 2008년 이후 4지점 모두 수치가 올라가는 추세가 뚜렷하다. 8개 보 담수로 사실상 호수가 된 낙동강에선 COD가 더 중요한 수질요소다.


2009년과 2010년 사이에는 모든 지점의 BOD 수치가 2배 이상 치솟았는데, 그것은 보 건설과정의 수질 악화 때문으로 해석된다. 수질 비교시점을 4대강 보 완공 이후인 2011년으로 하면 상하류 4개 지점 모두 BOD 수치가 더 나빠졌다.

원래 낙동강은 구미 직전까지 1급수였다. 구미와 대구를 거치며 3급수 이상으로 수질이 나빠졌다가 풍성한 모래톱을 지나며 하류에서 다시 2급수로 회복되는 특성을 갖고 있었다.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은 상류 상주에서부터 2급수 이하로 수질이 떨어졌다. 6미터 깊이의 대규모 준설로 낙동강 특유의 모래톱 여과 시스템도 망가졌다. 낙동강 녹조 사태의 본질은 '강물 흐름'과 '모래톱의 자정작용'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화학적산소요구량'(COD) 수치는 상하류 4개 지점 모두 나빠졌다. 특히 강정(구미 해평취수장) 지점의 COD는 2005년 3.3ppm에서 2018년 6.0ppm까지 나빠졌고 2022년에도 5.6ppm 수준이다. 구미 지점도 2007년 3.8ppm에서 2018년 6.4ppm, 2022년 6.0ppm 수준이다.

남지(칠서취수장) 지점의 COD는 2005년 6.5ppm에서 2018년 7.9ppm까지 나빠졌다가 2022년 6.5ppm으로 제자리 수준이다. 물금 지점도 2006년 5.7ppm에서 2018년 6.8ppm, 2022년 6.2ppm이었다.

'총유기탄소'(TOC) 수치도 상하류 4개 지점 모두 악화됐다. TOC는 2008년 일부 지점부터 측정을 시작했다. 강정 지점의 경우 2011년 2.4ppm에서 2020년 4.6ppm, 2022년 3.6ppm이다.

구미 지점은 2008년 2.7ppm → 2020년 5.0ppm → 2022년 3.9ppm이다. 남지는 2008년 2.8ppm → 2020년 3.0ppm → 2022년 3.4ppm이다. 물금은 2008년 3.5ppm → 2020년 4.4ppm → 2022년 4.2ppm이다.
 

2012년~2022년 대구 강정보 지점의 '유해남조류세포수' 변화 그래프. 강정보 담수 이후 전반적인 악화 추세가 한눈에 보인다. 계절에 따라 유해남조류 세포수 편차가 커서 로그 스케일(Log scale)로 도표를 만들었다.



◆1~3등급만 생활용수(식수) 가능 = '유해남조류 세포수'는 녹조가 본격화되는 대구 강정보 지점의 2012년~2022년 일자료를 모두 분석해 시각화했다.

유해남조류 세포수 편차가 커서 로그 스케일(Log scale)로 도표를 만들었다. 로그 스케일은 광범위한 범위의 수치 데이터를 로그를 이용해서 간결하게 표시한다. 계절별로 편차가 큰 일자료 지표를 선형그래프로 그릴 경우 변화가 너무 커서 추세를 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2012년이면 강정보가 완공된 후 담수를 한 직후다. 이때까지는 녹조가 발생해도 유해남조류 세포수가 평균 1㎖에 1000셀 정도였다.(최대치는 2012년 8월 6일 5만838셀) 강정보 담수 이후 유해남조류 세포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2013년 평균 8000셀 → △2014년 평균 3만셀 → △2015년 평균 4만셀까지 늘어났다. 2016년에 평균 5000셀로 줄었지만 △2017년 1만셀 → △2019년 1만셀 → 2022년 1만2000셀로 늘어났다.(최대치는 2022년 7월 18일 11만4735셀)

녹조가 발생하면 물 상층은 수소이온농도 지수 pH(페하)가 9 가까이 올라간다. 이런 물은 알칼리성이고 상수원수 환경기준을 벗어난다. 보 바닥층의 용존산소는 거의 '0'에 가깝다. 녹조가 가라앉아 썩으면서 산소를 다 소비해버리기 때문에 물고기도 살지 못한다.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은 수질기준을 6등급으로 나누고 1~3등급까지만 생활용수(식수 포함)로 사용하라고 권고한다. 4등급은 '농업용수나 고도처리 후 공업용수'로, 5등급은 '특수한 정수처리 후 공업용수'로, 6등급은 '용존산소가 없는 오염된 물로 물고기가 살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 하류에서는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물로 수돗물을 만들어 먹는 상황이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환경부는 '정수한 물은 안전하다'는 말만 수년째 되풀이한다.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4일 "지난해 부산 사람들은 환경부에서 공업용수로 쓰라는 4등급 이하 원수로 만든 수돗물을 58일 동안 공급받았다"며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죽은 물인 6등급 강물로 만든 수돗물도 11일이나 마셔야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임 위원장은 "정수장 수질관리 책임은 환경부가 아니라 지자체에 있다"며 "환경부의 역할은 정수장에 공급하는 상수원수, 강물을 맑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낙동강 주요지점 수질 계속 악화 추세
[16개 보 가운데 11곳 수질 좋아져?] 3가지 데이터만 분석 … COD·TOC 등 '무시'
녹조 핀 낙동강에서 수상스키 타는데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남준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