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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윤재석의 세상탐사]

KTX 민영화 논란의 허와 실

등록 : 2012-05-18 14:16:05

2015년 완공되는 수서발 KTX 운영을 민간에 맡기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거센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공공 서비스가 민영화될 경우 소비자가 볼모로 잡힐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KTX 민영화' 방침에 대해 정치권이 먼저 들고 일어섰다. 시민단체와 일부 여론에서도 "KTX 민영화 반대"라는 구호가 쏟아지고 있다. 상세한 내용을 모르는 국민들로선 그저 불안할 뿐이다.

철도, 도로, 전기, 의료 등 사회기반시설이나 공공 서비스의 민영화는 효율성 면에선 경쟁력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섣불리 추진할 사안이 아니다. 국민 생활과 직결돼 있을 뿐 아니라 민영화로 인해 발생하는 제반 문제를 해결하기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민간기업은 공익보단 자사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 민영화의 조건으로 적자 발생 시 보전금을 지급하거나, 시설 보완 시 정부 예산 지원 등의 조항을 집어넣었을 경우, 두고두고 민간업체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는 민영업체가 수시로 단행하는 요금 인상이다. 미국의 경우, 각주 별로 전력 민영화를 한 결과 민간 전기회사가 적자를 빙자해 요구하는 대로 울며 겨자먹기로 전기요금을 올려주고 있다.

영국 정부는 민영 철도요금의 잦은 인상을 보다 못해 국영으로 환원했다. 따라서 수서발 KTX 운영 민영화가 여론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면 국토해양부가 추진하고 있는 '철도운송사업 경쟁체제 도입 정책'은 여론의 반대처럼 민영화인가? 정부는 수서발 KTX경쟁체제 도입은 결코 민영화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소유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코레일 독점체제에 신규사업자를 추가하는 것이라고 한다.

적자 이유로 요금인상 요구 가능성

비근한 예로 한국통신(KT 전신) 독점에서 다중 경쟁체제로 정립된 통신시장과 최근 미디어렙 신설로 양자 구도가 된 방송광고시장을 들고 있다.

경쟁체제 도입 시 요금 인상 우려에 대해서도 정부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철도요금이 상한제이기 때문에 과도한 인상이 불가하고 협약서 상에 코레일 요금의 85% 수준으로 책정하도록 명시할 예정이라고. 현재 코레일도 KTX의 영업이익율이 30% 선이라 요금인하 여력은 충분하다.

재벌기업에 대한 특혜 시비와 관련해서는 선정 과정상 특혜시비 불식을 위해 투명 공개경쟁 입찰로 신규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 참여기업 지배구조도 재벌 참여를 제한하기 위해 대기업 지분은 49%로 한정하고, 공기업·중소기업·국민 참여를 51%로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재벌기업으로 값싼 철도서비스를 제공하고, 선로임대료도 코레일보다 많이 받아 철도 부채를 조기 상환토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민영사업자 특혜 의혹을 살만한 흑자노선에 대한 경쟁체제 도입에 대한 불가피성을 정부는 이렇게 해명한다. 우선 코레일 직원의 고용불안을 불식하기 위해 신규노선부터 경쟁을 도입한다는 것. 그라고 코레일이 적자노선을 반납할 경우 더 적은 보조금을 받고 운영하겠다는 신규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부의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KTX경쟁체제 도입 계획은 몇 가지 심대한 우려를 잉태하고 있다.

우선 요금 문제. 정부는 경쟁체제 도입 시 업자의 요금 인상 기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협약서를 내세웠다. 문제는 실제 철도 운영에서 나타난 경영 실적 상의 적자를 이유로 요금 인상을 들고 나올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거다. 더욱이 적자 누적으로 보조금 인상을 요구하거나 아예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나설 경우 이를 어쩔 것인지….

민영사업자가 안전 담보할 수 있나

한번 사고가 나면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는 철도의 성격 상, 민영사업자가 안전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는 것 역시 경쟁체제 도입의 중요한 화두다. 최근만해도 작년 2월 광명역에서 KTX탈선 사고가 발생했고, 지난달엔 의왕역에서 화물차 탈선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는 철도안전은 제도나 시스템적인 문제이므로, 철도 운영주체가 누구인가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장기간의 노하우가 축적된 운영주체와 새로 참여한 사업자의 안전통제 능력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민간 사업자의 철도 운영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윤재석 프레시안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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