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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공공기관 구조조정 시작했다 (2) 금융부문]

정책금융 중복 … 수은-무보, 기보-신보 '두 지붕 한 가족'

국책사업에 과도한 경쟁 … 명확한 업무구분 필요

정책금융공사, 산업은행·신보·수은과 업무 겹쳐

등록 : 2012-11-20 13:41:08

정책금융의 업무 중복이 심각해 업무통합과 민간이양, 명확한 업무규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기획재정부가 의뢰해 조세연구원 공공기관연구센터에서 작성한 '공공기관 기능점검'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국내보증에서는 신용보증기금(신보)와 기술보증기금(기보), 물건을 파는 국내기업의 신용을 지원해주는 역할은 신보와 무역보험공사(무보), 해외에서 국내 기업의 물건을 사는 기업에게 신용을 보강해주는 부분은 무보와 수출입은행(수은), 대출은 정책금융공사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 산업은행 기업은행이 같이 맡고 있다.

공공기관연구센터는 "각 중앙부처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정책금융의 중복과 정책자금, 신용보증의 추가적인 중복 가능성을 예방하기 위한 보다 근본적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책금융공사의 업무중복이 심각하다. 센터는 "녹색·신성장동력과 관련한 대기업여신이 민간금융기관과 중복돼 민간이양이 필요하다"면서 "중소기업지원사업은 중소기업진흥공단, 수은, 산은, 기은과 중복지원 문제가 있고 해외PF지원사업은 산은, 수은 사이에서 관계정립이 필요하며 보증부분도 신보 등과 중첩된다"고 지적했다.

◆수은-무보, 통합보다는 선 긋기 = 수은과 무보는 보험 보증 대출 등 정책적으로 지원해주는 공적수출신용기구(ECA)이다. 수은은 해외채무보증, 무보는 중장기수출보험으로 구매자 신용을 제공하고 있다. 구매자신용이란 우리나라의 재화 또는 서비스를 구입하는 외국의 구매자가 자금을 빌릴 때 우리나라의 공적수출신용기구에서 신용을 보강해 주는 것을 말한다.

구매자신용은 본래 무보의 고유영역이었으나 2007년부터 수은이 대외채무보증형태로 업무를 확대했다. 무보와 수은의 업무중복과 관련해 연구자문역을 맡은 강동수 KDI 연구위원은 "현재 운영상 큰 문제는 없지만 향후 해외프로젝트 업무가 확대되면 과당경쟁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면서 "국가적 전략사업의 육성이라는 명분 아래 구매자신용은 양 기관이 크게 경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연구센터는 "두 개의 수출신용기구는 다양한 금융상황에 대처하고 다양한 금융서비스 수요에 부응하기 쉬운 구조"라면서도 "불필요한 경합 가능성이 있어 정책금융기관 가이드라인을 보다 명확히 하고 구속력 있는 정부지침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와 관련 수은은 "중장기프로젝트의 업무중복이 다소 존재하나 지난 6월 가이드라인을 마련, 불필요한 경쟁을 막고 공동지원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보는 "중장기 해외 프로젝트의 일부 업무가 중복돼 있어 보이나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으며 최근 선금융·후발주 방식으로 대형화되고 있는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국내 참여기업들을 공동지원하기 위해 양기관이 협력해 오고 있다"면서 "양기관의 협력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현행 정책금융기관 공동적용업무 가이드라인을 더욱 구속력 있도록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기보와 신보도 구조조정 = 신보와 기보 통합 논의는 3차 선진화계획에서 거론됐으나 기관, 지역사회, 벤처·이노비즈 기업 단체 등의 반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신보와 기보의 보증중복은 상당히 해소됐다. 하지만 통합논의를 잠재우긴 어려워 보인다.

공공기관연구센터는 "신보와 기보의 재원조성방법, 실질적인 지원대상에 큰 차이가 없어 통합해 중소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통합 찬성 의견과 기술력기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양 기관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이 있다"면서 "유망한 중소기업 지원때 신보와 기보가 역할을 분담하고 차별화해 중소기업의 수혜범위를 넓힐 수 있도록 정부가 분업과 협업의 기준이 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기술평가를 바탕으로 한 보증지원형식의 타당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기술의 품질과 정확한 시장성 예측을 위한 기술평가역량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의 금융시장 발전정도를 비춰볼 때 국내의 공적신용보증은 점진적으로 축소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과도한 신용보증은 중소기업 자생력을 훼손할 수 있고 부실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연시킴으로 경제적 활력을 떨어뜨리면서 공정성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제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보는 "중복보증문제는 해소했다"면서 "신보는 대구, 기보는 부산으로 가는데 통합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며 통합이 될 경우 중소기업은 선택의 여지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보는 "기보와 신보의 통합은 재정의 건전성 측면에서만 보면 일부 이점이 있을 수 있지만, 중소기업 지원 소홀 등에 따른 공적기능이 희석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양 기관이 통합될 경우 거대·독점 보증기관 체제하에서 중소기업이 느끼는 문턱은 더욱 높아지고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은 높지만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술창업?벤처기업 등은 금융지원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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