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존재감 없음이 박 대통령 지지율 떠받치는 데 한몫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의 32.5%가 박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 '잘 모르겠다'며 평가를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도 16.9%였다. 또 51.5%가 야당의 박근혜정부에 대한 태도가 '적절치 않다'고 응답했다.

민주당이나 문재인 의원측에서는 과거 지지층이나 현 지지층이 반박근혜전선에 앞장 서 줄 것을 기대하고 있겠지만, 이들은 야당에 대해서도 냉정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결국 박 대통령 지지율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이면에는 이처럼 야당의 존재감 부재가 한몫 거들고 있음이 지표로 확인된 셈이다.

민주당 지지층의 태도도 비슷하다. 민주당 지지층의 31.9%가 박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 평가를 유보하고 있었다. '잘하고 있다'는 평가도 20.2%나 됐다. 또한 야당의 박근혜정부에 대한 태도와 관련, 민주당 지지층의 39.7%가 '적절치 않았다'고 응답했고, 43.5%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지난 대선 당시 문 후보를 지지했지만 지금 박 대통령에 대해 평가를 유보하고 있는 유권자의 42.2%는 '아직 평가하기 일러서'라고 대답했다. '잘하는 것도 못하는 것도 있어서'라는 응답이 30.7%였다. '관심이 없어서'(13.1%), '무슨 일을 했는지 잘 몰라서'(13.8%)가 그 뒤를 이었다.

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고 있는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40.4%는 '잘하는 것도 있고 못하는 것도 있어서'라고 응답했고, 29.5%는 '아직 평가하기 일러서'라고 답했다.

지금 박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대답한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48.9%는 '실제로 잘 하고 있어서'라고 평가했다. 29.8%는 '앞으로 잘 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라고 응답했고, 21.3%는 '특별히 잘못한 게 없어서'라고 대답했다. 야당이 존재감을 보이지 않는 한 쉽게 야당 품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지표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한다고 하지만 SNS에 의존하는 등 여론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특히 상대적으로 대안으로서의 야당 역할도 제대로 못하면서 지지층으로부터도 외면받고 있다"면서 "혁신을 내걸었지만 투쟁하느라 혁신이 없었던 게 주 요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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