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프게 시작했지만 마을영농 시범마을을 빨리 정착시켜 범들마을을 경북에서 가장 잘사는 부촌으로 만들겠습니다."

경북도의 경북형 마을영농 육성 시범마을로 선정된 경북 봉화군 봉화읍 석평3리 범들마을 남호원(65·사진) 영농회 대표는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 사과농사와 축산 등 적지 않은 개인 농사를 짓고 있지만 자신의 일은 뒷전이다.

남 대표는 지난해 10월 마을영농회가 구성되면서 대표를 맡았다. 38개 농가의 공동경작지 40㏊를 경작해 수익을 올려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됐다. 출자금과 보조금을 지원받아 운영하는 주식회사의 대표로 선임됐지만 회사(?)는 엉성하기 짝이 없다. 회원들이 대부분 60~70대의 고령인데다 특별한 소득작물도 없고 마을영농에 대한 이해도도 떨어지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남 대표는 1970년 새마을지도자와 오랜 이장 경험을 살려 먼저 주민의식을 바꾸는데 주력했다. 마을 공동체의식과 결속력이 강한 장점을 다시 살려내면 마을영농을 통한 부촌의 꿈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만7000㎡의 논과 밭에 모내기를 하고 고추를 심는 일은 혼자서는 엄두도 내지 못하지만 공동작업을 하면 하루도 걸리지 않는다"며 "주민들이 이런 경험을 하면서 마을영농에 대한 불신감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민들이 새로운 소득작물을 재배해 수익을 올리는 재미를 맛봐서인지 이제는 마을영농에 자신감까지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내년 새로운 소득작물을 재배할 생각에 벌써부터 분주하다. 그는 "논농사 틈새를 이용해 부추와 고추, 수박 재배를 확대하면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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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김신일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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