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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인터뷰│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중앙정부-지자체 복지사무 재편해야"

등록 : 2013-11-01 13:57:36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사진)은 지방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복지사무부터 재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전 국민에게 동일한 복지서비스는 국가가 책임지고, 지방의 특성에 따른 복지서비스는 지자체가 책임지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정 소장은 중앙정부가 전 국민이 똑같이 누려야 할 복지정책의 예산을 지방정부에 전가할 경우 '발로 하는 투표'(Vote By Feet) 현상 등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발로 하는 투표'란 지방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재에 대한 선호도에 따라 지역주민이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정 소장은 "지자체의 재정여건에 따라 복지서비스가 다르면 더 좋은 지자체로 인구가 집중되는 불균형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부세나 국고보조 형태의 재원배분 방식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현재의 국고보조사업 등 의무지정, 매칭방식의 재원배분은 지자체 의사와 무관하게 한쪽으로 지출이 쏠리는 현상을 가져온다"며 "포괄보조금 방식으로 지원해 복지분야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자체들이 지역별 특성에 맞는 복지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세부 항목을 정하지 말고 포괄보조금 형태로 복지예산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재원배분 방식은 자치단체들이 상대적으로 재량권이 많은 토건사업에 집중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정 소장은 지적했다. 그는 "복지예산의 97%가 국고보조 등 매칭사업인데 반해 사회간접기반시설 등 토목·건축분야는 국고보조비율이 35% 수준"이라며 "지역의 토건중심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도 복지재원의 배분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늘어나는 복지예산 때문에 재정이 부족하다는 지자체 주장에 대해서도 이견을 제시했다. 정 소장은 "복지 예산이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전체 예산의 20%도 안된다"며 "토건 등 다른 쪽에 더 못 써서 하소연하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따라서 지자체들이 토건 중심에서 사회복지 위주로 정책방향을 바꿔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자체나 지역주민들이 '복지=시혜'란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정력 지수가 1.0이상인 곳은 전국에서 7곳에 불과하다"며 "서울 강남이 자력으로 잘 살게 된 게 아니듯 지방이 교부금 등의 재정지원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소장은 "사무·재원 재편을 통해 국가의 복지정책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하고 지역은 토건에서 복지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재정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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