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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신영수 칼럼]

세계로 확산되는 '중국 공장'

등록 : 2013-11-05 10:53:57

'세계의 공장' 구실을 했던 중국 제조업은 세계화 시기 종래의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뒤바뀐 선진국들의 '메이드 인 차이나' 소비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의 장기 불황으로 중국 제품의 수요는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그 결과 중국은 심각한 과잉생산 문제에 부닥치게 됐다.

최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세계상공인협회 포럼에서 쑹즈핑(宋志平) 중국건축재료그룹 회장은 "허베이성(河北省)에서 생산되는 철강만으로 독일의 총 철강 생산량을 초과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과잉생산이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뒷받침하는 자료다. 중국 정부가 가장 골치를 앓는 과잉생산 업종은 5가지다. 철강·시멘트·전해알루미늄·판유리·조선 등이 그것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10월 15일 '과잉생산의 모순 해소에 관한 지도 의견'을 발표, 과잉생산 해소에 발 벗고 나섰다. 그만큼 과잉생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2012년 말 현재 위에서 예로 든 5개 업종의 생산능력 이용률은 △철강 72% △시멘트 73.7% △전해알루미늄 71.9% △판유리 73.1% △조선 75% 등으로 국제 통상수준에 비해 뚜렷이 낮다. 조사 결과, 스스로 과잉생산이 '매우 심각하다' '비교적 심각하다'고 응답한 제조업체가 71%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과잉생산 상황에 대해 리이중(李毅中) 중국공업경제연합회 회장은 "현재 우리가 5위안(元, 약 870원)을 투입해야 겨우 1위안(약 174원)을 산출한다"며 "이런 투입산출은 경제효율이 너무 낮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처럼 심각한 과잉생산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을 국내와 국외의 2가지로 모색하고 있다. 중국은 국내에서 내수를 통해 과잉생산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안을 도시화 추진에서 찾고 있다. 농촌 인구의 도시 이주에 따른 도시화 추진은 새로운 도시 건설과 그에 부수되는 주택 건설 등으로 거대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농촌지역 도시화로 과잉생산 해소

도시화 건설은 막대한 건축자재 수요와 함께 엄청난 시장 잠재력을 지닌, 향후 중국 경제의 최대 성장동력으로 중국 정부가 중시하고 있다.

현재 52% 정도인 중국의 도시화율이 세계 평균수준인 70% 정도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천문학적 규모의 시장수요는 중국 공업 발전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내수를 통한 과잉생산 해소 방안과 아울러 남아도는 생산시설을 투자 형태로 해외에 수출하는 방안도 병행해서 모색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은 '마셜플랜'을 통해 전후 피폐한 서유럽의 부흥에 나섰고, 1947년부터 1951년까지 5년간 계속된 미국의 원조로 서유럽 16개국의 국민총생산(GNP)은 평균 25%나 상승했다.

그러나 미국의 원조는 서유럽에게만 좋은 일을 한 것이 아니었다. 서유럽 원조를 통해 미국은 전쟁 특수 이후의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역시 1980년대 중반 이후 전통 제조업체의 해외 이전을 통해 과잉생산 해소와 함께 제조업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과거 미국과 일본이 활용했던 과잉생산 해소책을 요즘 중국이 벤치마킹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장머난(張茉楠) 중국 국가정보센터 경제예측부 세계경제연구실 부연구원은 "미국과 일본의 경험은 우리가 과잉생산 해소를 위해 시야를 좀 더 넓혀야 한다는 커다란 계시를 우리에게 제공해주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서 이렇게 설명한다.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는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렵다.

따라서 외수를 적극적으로 창출하되, 중국 산업자본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생산능력 수출' 전략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내부의 수요공급 모순을 해소하고 중국의 세계적 발전을 위해 더욱 큰 수익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멕시코 인도 이란 등에 적극투자

실제로 과잉생산 능력이 중국에게는 부담이지만 그것이 다른 나라에게는 재부다. 예를 들어 멕시코, 중앙아 국가들, 인도 및 이란 등은 중국의 투자를 환영하고 아울러 중국이 이들 국가의 기초시설 건설, 제조업, 수출가공단지 건설 등에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여기서 중국의 해외 투자는 쌍방에 이로운 '윈윈'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앞에서 인용한 쑹즈핑 회장은 과잉생산 시설의 개도국 이전을 두고 "이전엔 우리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었지만, 앞으로는 세계를 중국의 공장으로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이 최근 세계 각지의 개도국들에 다투어 투자하고 원조를 제공하는 움직임을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신영수 베이징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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