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 '고용악화' 겹쳐

올해 들어 취업자 증가폭이 취업가능인구의 30~40%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저출산으로 생산가능연령층 증가율이 떨어지는 추세인데, 일자리 상황은 그보다 더 악화되고 있다는 말이다. 업친데 덥친 격이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올해 4월 12만3000명, 3월 11만2000명, 2월 10만4000명 각각 증가했다. 3개월 연속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명대에 머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8월∼2010년 2월 이후 처음이다.

15세 이상 생가능연령층은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매달 40만명 이상 증가하다가 2016년 이후 매달 30만명대로 감소했다. 그러다 올해 들어서는 10만~20만명대로 더 떨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저출산으로 인구증가 속도가 감소하면서 취업자 증가폭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낙관적인 해석도 나왔다. 새로 공급되는 일자리 규모가 줄어들고 있어 취업자 증가폭도 함께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1분기 취업자 증가폭 둔화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취업자가 11만2000명 늘었던 3월에는 15세 이상 인구가 25만4000명 증가했다. 이에 따른 15세 이상 인구 증가폭 대비 취업자 증가 수의 비율은 44.1%였다.

2월에는 37.8%로 더 낮아졌다. 인구가 27만5000명 늘었는데 취업자 증가폭은 10만4000명에 그쳤다. 이런 수치는 37.2%(인구 41만5000명 증가, 취업자 25만4000명 증가)를 기록한 2016년 2월 이후 최저치다.

이날 발표된 4월 고용동향을 보더라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인구가 25만1000명 늘어나는 동안 취업자 증가는 12만3000명에 그쳐 비율은 49.0%였다.

이 비율은 특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1%를 기록했던 작년과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

인구증가보다 취업자 증가가 많았던 달(비율 100% 이상)은 작년 2월(104.9%), 3월(136.2%), 4월(125.4%), 5월(114.5%), 9월(101.6%) 등 5개월에 달했다. 작년 평균은 97.0%였다.

올해 양상은 GDP 성장률이 3%를 넘지 못했던 2015년(2.8%), 2016년(2.8%)과 비슷할 조짐이다. 이 두 해 동안 비율이 100%를 넘었던 달은 2015년 12월(100.7%) 한 번뿐이다. 평균값은 2016년 63.6%, 2015년 63.2%였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4분기부터 생산가능인구(15∼64세)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며 "고용의 모수가 줄어드는 것인만큼 앞으로 정책을 펴면서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 부총리의 발언에 최근 인구수 증가 대비 취업자 수 비율을 고려한다면 고용상황의 심각성을 더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 관계자는 "올해 1분기까지 흐름을 보면 인구증가 둔화를 넘어서는 일자리 수 증가 둔화가 있었다"며 "다만 작년 2∼4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커 기저효과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향후 추세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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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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