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놓고 공방

양자대결 가능성

충남 천안시장을 놓고 맞붙은 구본영 민주당 예비후보와 박상돈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는 평생을 함께 한 동반자다.

단순히 천안중학교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선후배 사이만은 아니다. 두 후보는 공직을 거쳐 정치권에 발을 들여서도 항상 함께 해왔다. 공직에 있던 구본영 예비후보를 정치권에 안내한 것도 육사 2년 선배인 박상돈 예비후보로 알려져 있다.

실제 2006년 지방선거에서 구본영 예비후보는 열린우리당 후보로 천안시장에 출마했다. 당시 천안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 박상돈 예비후보였다. 2010년 천안시장 선거에선 구본영 예비후보가 당을 바꿔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했다. 당시 천안을 자유선진당 국회의원 역시 박상돈 예비후보였다.

이 조합은 선진당이 분열하면서 깨지기 시작했다. 박상돈 예비후보는 1949년 생, 구본영 예비후보는 1952년 생이다. 마지막 도전일지도 모른다. '악연'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이들의 사무실은 공교롭게도 같은 건물 같은 층이다.

당초 충남 천안시장 선거는 관심을 끌지 못했다. 최근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연이어 승리를 거뒀고 민주당 소속 현직 시장이 재선에 도전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구본영 천안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려 놓았다. 구 예비후보는 2014년 지방선거 직전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불구속 기소상태다.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천안시장 선거는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구 예비후보는 4년 전 53.12%를 얻어 39.72%에 그친 새누리당 후보를 압도했다. 2016년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천안지역 3개 선거구 가운데 2개 선거구에서 승리했다. 2017년 대선 역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타 후보들을 2배 가까이 앞섰다.

하지만 경찰수사가 시작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모든 이슈는 사라졌다. GNN뉴스통신·뉴스파고가 세이폴에 의뢰, 지난 4월 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구본영 민주당 예비후보와 박상돈 자유한국당 예비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상돈 예비후보측은 "초반엔 불리했던 게 사실이지만 지금은 경찰 수사와 인물 경쟁력 등에 힘입어 분위기가 뒤집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구본영 예비후보측은 돈을 돌려준 만큼 무죄를 자신하고 있다. "중앙당에서 면밀히 검토한 끝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판사 출신 추미애 대표가 문제가 될 것 같으면 전략공천을 했겠느냐"고 반박했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다른 당에선 아직 이렇다 할 후보가 나서지 않고 있다.

["6.13 지방선거 현장" 연재 보기]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윤여운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