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3대 요구 공개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4월 초와 이달 9일 북한을 두 차례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반대급부로 체제보장과 평화협정 체결, 미국의 경제지원을 원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한 북미간 막후 협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완전한 비핵화'란 미국의 조건에 대응하는 북한의 구체적 요구 조건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두번째 방북 당시 김 위원장과 북미정상회담의 상호 목표와 서로가 원하는 것들에 대해 대화했다면서 "김 위원장은 비핵화의 반대급부로 전세계로부터의 체제안전보장과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의 경제적 도움, 그리고 남북간 종전, 궁극적으로는 평화협정체결 등 3가지를 원했다"고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이 세가지 모두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공통된 접점을 찾아가기 위해 여전히 많은 부분이 남아 있지만, 그(김 위원장)도 자기 주민들을 위한 경제성장과 복지가 (자신의) '전략적 변화'에 달려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는 점을 솔직하게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그와 이야기를 나눌 때 (북한에) 요구되는 검증작업의 범위, 즉 '진짜 비핵화'가 이루어졌다고 미국이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요소에 대해 더 명확할 수 없을 정도로 설명했다"면서 "김 위원장이 이런 부분들에 대해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6월 12일 정상회담 개최 전망에 대해 "그 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데 매우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하게 될지는 내주 미국 대표단이 싱가포르에서 돌아오면 판명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말 싱가포르에서 북미실무접촉이 예정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독회담 직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일괄타결식 비핵화를 선호한다면서도 "물리적 이유 때문에 아주 짧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해 단계적 비핵화 이행을 수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같은 상황으로 미뤄볼 때 북미는 주말 싱가포르 실무접촉에 이어 폼페이오의 3차 방북 등 고위급 최종조율을 거쳐 6.12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체제보장, 경제지원, 평화체제 등을 담은 빅딜이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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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면택 워싱턴 특파원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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