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씨 문중·공직 선후배 대결

신도시 '블랙홀'대책도 현안

경북도청이 안동시로 이전한 이후 처음 치러지는 안동시장 선거는 도청소재지 도시의 위상에 걸맞는 시장을 뽑는 인물론 경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경북도청이 지난 2016년 2월 대구에서 안동시로 이전한 이후 안동시는 발전가능성에 들떠 있었다. 그러나 이전 2년이 지난 지금 도청사 인근 신도시 일대만 겨우 도시의 면모를 갖췄을 뿐 안동시는 오히려 역효과에 따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안동시장 선거는 도청이전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고 도청 소재 도시 위상을 견인할 적임자 선출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안동시장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삼걸, 자유한국당 권기창, 무소속 권영세·안원효 등 4명이 경합 중이다. 이들의 경력은 차관과 대구시 부시장, 국립대 교수, 도의원 등으로 다양하다.

민주당 이삼걸(62) 후보는 행정안전부 세제과장과 지방재정세제국장, 경북도 기획관리실장과 행정부지사 등을 거쳐 차관까지 오른 지방재정 전문 정통 관료출신이다. 2017년 2월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문재인 후보 선대본부에 합류하면서 민주당에 입당했다. 민주당 이용득의원과는 고교동기 사이로 절친이다. 2014년 안동시장 선거에 출마해 상당한 득표력을 발휘했다.

당시 무소속 안동시장 후보로 출마해 40.36%를 얻었지만 낙선했다. 이 후보의 공직경륜과 인지도 등이 어느 정도 검증된 셈이다. 이 후보는 "경북도청 이전 후 안동시의 인구와 돈이 도청주변으로 빠져들면서 안동시의 공동화와 낙후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제는 한번쯤 특정정당이 독점한 지방권력을 힘있는 집권여당의 후보로 바꿔 안동경제를 살리고 '안동웅부'의 옛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기창(55) 한국당 후보는 경북도립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국립안동대교수로 옮겨 부교수로 재직중이다. 권 후보는 안동출신 김광림 국회의원의 핵심 자문교수로 알려져 왔다. 한국당 경선에서 장대진 전 경북도의회 의장을 누르고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권 후보는 "경선과정에서 흩어진 한국당 지지세력이 다시 결집하고 있다"며 "새 시대에서 새 인물이 시장을 맡아 안동을 30만 신성장 거점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무소속 권영세(65)후보는 안동시장 3선을 노리고 있다. 한국당 소속으로 재선을 했으나 한국당 경선을 거부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권 후보는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마치고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안동시장에 당선됐다. 행정고시 21회 출신인 권 후보는 24회인 이삼걸 후보의 행정고시 선배다. 또 권기창 후보와는 안동 권씨 문중이다. 안동에는 안동권씨가 전체 인구 약 10%에 이른다.

권 후보는 "안동의 정치지형을 바꿀 시기"라며 "오만과 독선의 기존 정치권을 이번 선거를 통해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소속 안원효(67) 후보는 경북도의회 의원을 역임하고 태화지성약국 대표약사로 일하고 있다. 원 후보는 "특정정당이나 문중을 찍은 안동의 선거문화는 바뀌어야 한다"며 "세계적인 유무형문화재와 아름다운 자연자원을 살려 안동의 전국 제 1의 수학여행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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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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