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민선 이후 첫 약진

한국, 경제 책임론에 고전

경북 구미시는 대표적인 산업도시다. 전체 인구 42만여명 가운데 10만여명이 산업단지의 3250여개 기업 근로자다. 평균연령은 37.1세로 전국 시·군 가운데 세 번째로 젊다. 반면 노령인구는 7.97%로 전국 시·군에서 가장 낮다. 젊고 활력이 넘쳐야 할 도시 구미가 최근 몇 년 사이 경제위기에 봉착해 비실거리고 있다.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과 LG가 구미를 빠져나가면서 연쇄효과로 산업단지 공동화가 우려되는 지경이다.

구미시가 내부 참고용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 사이 구미시의 경제지표는 거의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구미지역 주력업종인 모바일 분야 종사자는 2012년 4만여명이었으나 2016년 2만4000여명으로 감소했고 매출액도 4조1000억원에서 2조원대로 낮아졌다.

마치 1998년 외환위기 때와 흡사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시 한나라당 소속 구미시장이었던 김관용 경북지사는 정치적 결단으로 구미경제 위기를 극복했다. 김대중정부 시절 그는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순수한 행정가로서 역할을 하겠다"며 탈당한 후 4공단을 유치해 경제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정치적 결단이 경제적 성공으로 귀결됐다.

6.13 지방선거를 앞둔 구미시는 다시 한번 경제회생을 위한 정치적 결단을 요구받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구미시장 선거에서 이변의 조짐이 일고 있다. 민선 이후 23년만에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가 약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구미시장 선거에는 경제붕괴 직전의 구미시를 살릴 적임자를 자처하며 5명이 출마했다. 장세용(64)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양호(59) 자유한국당, 유능종(52) 바른미래당 후보, 박창욱(33)·김봉재(58)무소속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지난 5일까지 공표된 지역언론사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과 한국당 후보의 2강 경쟁으로 굳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장 후보가 이 후보에 오차범위 내에서 밀리다 오히려 앞서가는 상황이었다.

장 후보는 현재 부산대학교 HK교수,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대구경북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이양호 후보는 박근혜정부 농촌진흥청장과 한국마사회장을 역임했다. .

선두 경쟁을 벌이는 장세용·이양호 후보는 경제위기를 극복할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장 후보는 4명이 경합했던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는 도시재생정책 전문가라는 점을 내세워 "23년동안 시장, 도지사, 국회의원을 모두 한국당이 독점해 구미경제가 피폐해졌다"며 중앙시장 도시재생 뉴딜사업 추진, 제1공단 구조고도화사업 추진, 5공단 분양 문제 해결 등을 약속했다. 그는 최근 전통적으로 한국당을 지지했던 한국노총 구미지부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양호 후보는 '준비된 경제시장'을 내걸고 5공단에 4차산업혁명특구유치, 3D프린팅,드론, 자율주행자동차 등 신사업 육성 등을 공약했다.

이밖에 바른미래당의 유능종 후보는 변호사, 무소속의 박창욱과 김봉재후보는 기업가와 의사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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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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