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배 맞서는 중랑구선 연일 공방전

영등포·중구 야당 반사이익 가능성은

서울 중구 중랑구 영등포구는 강남 3구와 함께 격전지로 꼽힌다. 야권은 더불어민주당 공천 후유증과 이탈표로 인한 반사이익에 여전히 기대를 걸고 있고 여당은 예상보다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평화당·무소속 현직 힘 발휘할까 = 중구는 막판까지 여야가 서로 자신의 우세지역이라고 주장한다. 한국당 소속 재선 구청장인 최창식 후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서양호 전 청와대 행정관을 전략공천했다. 여기에 민선 4기 중구청장을 지낸 정동일 민주평화당 후보가 가세했다.

중구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다. 최근 들어서는 재건축 등으로 외부 인구가 늘어나고 특히 비싼 주거비용 때문에 유입 인구 상당수가 고소득층으로 채워지면서 한국당 지지층이 늘어났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중구 탈환을 노리는 민주당은 패션 봉제 인쇄 조명 등 39개 시장과 골목상권에 밀집한 소상공인 25만명에 눈을 돌렸다. 중구지역 소상공인 업종별 대표 30여명은 지난 9일 "지역 일자리와 세금을 책임지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지역에 살지 않아 투표권이 없다는 이유로 정치인들에게 무시를 당해왔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소상공인들을 위한 행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한 서양호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최창식 한국당 후보는 현역 프리미엄을 최대한 강조하며 조용한 선거를 치르고 있다. 마이크 대신 뚜벅이 유세로 유권자들과 개별 접촉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기업인 출신 정동일 민평당 후보도 전 구청장을 지낸 만큼 조직세가 적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부족한 당 지지율과 1·2당 양자 대결 구도로 고전하고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저마다 승리를 장담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 두 자리 수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며 "변화가 필요하다는 유권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도 승리를 확신한다. 최 후보가 8년간 구정을 무난하게 이끌어 왔고 조직력도 탄탄한 만큼 한국당 우세가 확실하다고 주장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현역 구청장인 최 후보 승리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지만 민주당이 공천 잡음을 정리하면서 교체 바람이 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최 후보를 뽑아 중구를 보수의 근거지로 지킬지, 지역 문제를 해결하려면 서울시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볼지 주민들 판단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현역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영등포에서는 지난 2010년 선거처럼 5자 대결이 펼쳐진다. 당시 김형수 구청장이 공천에 반발, 무소속으로 뛰어 3만1778표를 가져가 조길형 민주당 후보가 3000여표 차이로 이겼다. 김춘수 한국당 후보측은 채현일 민주당 후보에 빗대 "현 구청장이 공천을 받았으면 힘겨운 싸움이 됐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거 후반부로 접어들면서는 민주당 바람이 강해지는 양상이다. 지난달 27~28일 뉴스렙·리서치뷰 여론조사에서 채현일 민주당 후보 지지율은 53.1%에 달했다. 김춘수 한국당 후보는 20.1%, 조길형 무소속 후보는 8.5%였다. 6월 3~5일 GNN뉴스통신·세이폴 조사에서도 최 후보는 44.7%로 김춘수(26.4%) 조길형(9.4%) 후보를 크게 따돌렸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지역 정가에서는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민주당 표도 결집하고 있다"며 "현역 구청장 지지층이 두텁긴 하지만 한국당이 반사이익을 얻을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역과 인연? 시장과 호흡? = 오세훈-박원순의 부시장이 맞붙은 중랑에서는 접전상황을 반영하듯 연일 선후배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도전자인 류경기 민주당 후보측은 '중랑구 엑스파일'을 통해 현직 구청장인 나진구 한국당 후보가 추진해온 정책을 꼬집는 형태다. 혁신교육지구와 현장시장실을 신청하지 않아 서울시 지원을 받지 못했다거나 200만명이 찾는다는 서울장미축제 집계방식을 문화체육관광부식으로 바꿨더니 20만명에 불과하다는 등이다. 류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시장, 서영교·박홍근 국회의원과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 자신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한다.

나진구 한국당 후보는 '중랑과 인연이 깊고 중랑을 잘 아는 후보'를 택할 것인지 '4개월 거주자'이면서 '여당의 인기에 기대는' 후보를 택할 것인지 묻는다. 나 후보는 중랑에서 2년 6개월 부구청장을 했고 지난 4년간 구청장을 한 반면 류 후보는 공직생활동안 중랑과 인연이 없었다는 얘기다. 나 후보측은 '현장시장실은 정치적 행사에 불과하다' '장미축제를 전 국민이 즐기는 잔치로 바꾸기 위해 서울장미축제로 이름을 바꾸었다'고도 맞선다.

당초 중랑에서는 중앙당 전략공천에 반발, 자해소동까지 벌였던 성백진 전 서울시의원이 가장 큰 변수로 꼽혔다. 2014년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보수당에 반사이익이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4년 전 정몽준 새누리 후보는 박원순 새후보에 2만4000표 이상 뒤졌지만 나진구 후보는 8만8990표를 얻어 김근종 새정치 후보를 3700표 차이로 제쳤다. 새정치를 탈당해 무소속 출마한 박종수 후보가 8800여표를 가져갔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예비후보 등록 직후 중랑을 첫 방문지로 택한 뒤에는 성 전 의원은 류 후보 지지선언을 하고 선거운동에 합류, 상황이 달라졌다. 마지막 선거일인 12일까지 중랑만 5차례 방문하는 박 후보는 "(오세훈의 부시장이) 박원순 부시장이랑 비교가 되는 거냐"고 추켜올리고 있다.

지역에서는 두 후보가 마지막까지 접전을 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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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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