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안에 설치한 조립식 수영장으로 생존수영 교육 만족도가 매우 높다" 김택호 대구시 동호초등학교 교감이 생존수영 운영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김 교감은 지난해 대구시교육청에서 체육담당 장학사로 근무하면서 조립식 수영장을 운영했다. 전국시도교육청 최초다. 야외 수영장에 대한 개념을 바꿨다. 세월호 사고 이후 실전에 강한 생존수영을 강화해 나갔다.

대구교육청이 물놀이 사망자를 '0'로 기록한 이유다. 지난해는 아이들을 평상복 차림으로 수영장에 넣고 과자봉지를 던져줘 위기상황에서 생명을 구하는 훈련으로 화제를 모았다. 과자봉지를 잡고 생존수영을 배우는 대구시교육청 영상은 일본 언론에까지 소개돼 생존수영에 대한 개념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구명조끼를 입고 생존수영을 배우면 실전에서는 효과가 없습니다. 구명조끼를 입히고 생존수영을 가르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생존수영은 아이들이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 뒤에서 잡아주는 정도로, 아이 스스로 균형 잡기를 터득하면 혼자서 가는 이치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대구시교육청은 생존수영 예산 17억원을 세우고 운영중이다.

김 교감은 수영장을 보유한 전국 교육청과 초중고교는 총 146곳으로, 정부에서 주문하는 생존수영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자체 보유 수영장은 거리나 안전문제, 일반사용자와 뒤섞이는 등 문제가 많다는 것. 수영장 체험 서너 번 했다고 위기상황에서 스스로 구조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수영장 한 개 짓는데 30억원 이상이 소요된다. 관리비도 문제다. 학교 수영장 한 개 운영하는데만 4억원 이상이 들어간다.

특수 학교가 아니라면 꺼리는 이유다. 동호초교는 여름방학에도 수영장을 개방한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 생존수영을 배울 수 있도록 운영 계획서를 완성했다. 생존수영을 통해 학교생활 만족도를 높이고, 친구관계에 많은 도움을 준다는 게 교사들의 증언이다. 다만, 방과후에 지속적으로 교육을 할 수 없다는 것. 학원 문제 등 학부모들의 민원이 따르기 때문이다. 생존수영 활성화를 위해 정규교육과정이나 방과후에 따로 수업시간을 편성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감은 "조립식 야외 수영장은 수질이 깨끗하고 수심이 깊지 않아 수영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도 즐겁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며 "다만 날씨 영향으로 수온이 내려갈 경우를 대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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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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