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 수업콘서트 … 교사·학부모 3000명 '학생신분' 수업참여

자유학기제를 이끌어온 수업명장들이 공개수업 시연을 펼친다.

'홍길동전 등장인물의 죄명은?' '우리나라는 사교육이 꼭 필요한가?' '학교에서 휴대폰을 사용해도 되는가?' '통일이 우리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가?'

서울 명일중학교 김선희(국어과) 수석교사가 '국어 교과서 재구성을 통한 토론'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콘서트에 참여한 교사들이 긴장한다. 김 교사는 '국어 교과서 재구성을 통한 토론'을 중심으로 논술, 프로젝트수업, 융합수업을 끌어냈다. 이날 수업콘서트에 참여한 교사와 학부모들은 학생신분으로 돌아갔다. 수업을 마치고 다양한 주제에 대한 대립토론, 토론을 논술로 연결하는 프로젝트 수업을 평가했다.
지난해 자유학기제 수업콘서트에 참여한 교사들이 수업시연과 토론을 진행했다. 사진 교육부 제공


전국 중학교 자유학기제 수업명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3일까지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자유학기제를 이끌어온 대한민국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명품수업' 시연에 참여한다.

올해 3년째인 '자유학기제 수업콘서트'는 교실수업 혁신을 이끌어온 수업명장들이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다. 매년 갈수록 학부모들의 참여가 늘어나는 추세다. 수업콘서트가 교육과정 변화에 따른 공감대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는 전국중학교 교사와 학부모 2700여명이 참석해 질문과 토론을 이어갔다. 올해는 교원과 학부모 3000여명이 수업콘서트 참가 신청서를 냈다.

'자유학기 수업콘서트' 핵심은 자유학기 교실수업 변화 과정을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는 '모두의 바람, 즐거운 나눔! 자유학기 수업으로의 초대'를 주제로 삼았다. 전국 중학교 수업명장이 제공하는 우수수업 60여개를 공개한다.

수업콘서트 첫날인 1일 사회과 수업이 관심을 끌었다.

'우리가 사는 곳은 도시인가, 촌락인가?' 경기도 동탄중학교 신수성(사회과)교사가 수업시연을 했다. 수업제목은 '질문으로 열고 통계와 게임으로 탐구하는 사회과 거꾸로 수업'이다. 전국 중학교에서 참여한 교사들이 집중했다. 신 교사는 질문으로 여는 수업, 우리 지역 통계 자료 분석하기, 월세와 수익을 비교해 투자하는 부동산 게임 수업을 선보였다. 이 수업을 통해 '도시의 공간 구조를 추론해 내는 시뮬레이션 게임 수업'으로 연결하는 게 취지다. 참석자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충남 천안 동성중학교 한경화(국어과) 교사는 자유학기제에 따른 교사들의 평가와 고민을 덜어줄 수업을 준비했다.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 그동안 연구하고 체험한 내용을 중심으로 제시했다. 이어 '생각이 자라나는 토의수업' '글쓰기로 시작해 책 쓰기까지-작가를 꿈꾸는 국어수업',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를 실현하는 프로젝트 수업 나누기'를 선보였다.

수업콘서트에 참여한 학부모 사진 교육부 제공

◆ 교사 재치와 노력을 담은 수업시연 = 수업콘서트는 교사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재미를 더해 웃음과 박수를 끌어냈다. 김경민 서울서문여중 과학교사는 '네 마음을 훔칠 BT 나야 나!'라는 주제로 이공계 특화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4차산업 혁명시대를 이끄는 3대 트렌드 중 하나인 '생명공학분야'를 주제를 중학생 눈높이에 맞춰 미래 상상 속으로 이끌었다.

제주서귀포여중 이지미(한문)교사는 '學而不思卽罔 思而不學卽殆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배우되 생각하지 않으면 허망하고 생각하되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라는 주제로 공개수업을 했다. 성찰이 있는 배움 활동을 통해 삶과 하나가 되는 학생참여중심 수업을 추구했다는 게 이 교사의 설명이다.

서울 강현중 김희선 수학교사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6가지 수학교과역량 신장을 위한 맞춤형 수업을 개발했다. 생활, 게임, 예술 속에서 수학적 문제 해결력과 추론 능력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췄다. 수학에 대한 불안감 치유와 활동중심 수업으로 의사소통 및 태도, 실천력을 기르도록 유도했다. 특히 주제중심 융합에 수학교과 응용을 통해 정보처리와 창의융합 경험을 제공하는 맞춤형 수업을 진행했다. 참석 교사와 학부모들이 관심을 갖고 미래사회를 위한 교육과정을 이해하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학부모, 교실수업 변화에 '좋아요' = 수업콘서트에 참여한 학부모들도 학생 신분으로 돌아가 직접 수업에 참여했다. 수업 및 평가 방법을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공감과 소통의 시간을 마련했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수업명장을 키워낸 일선학교 교장들이 참석해 연구학교와 교사연구회 운영과정을 들려준다. '학교장이 직접 들려주는 자유학기 이야기'에는 자유학기제 성공 주역들이 출연한다.

표혜영 인천 부일중 교장, 김정식 충남 경천중 교장 등이 나와 교사들이 어떻게 자유학기제를 준비하고 성공시켰는지를 소개한다.

그동안 자유학기제를 지켜보고 분석한 교수들이 교실수업 혁신을 이끌어온 교사들에게 미래교육의 방향을 제시한다. 정재찬 한양대학교 교수는 '시를 꿈꾸는 교실'을,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인공지능시대, 미래의 교육은 어디로 가야하는가?' 유현준 홍익대 교수는 '학교 공간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특강을 펼친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자유학기제 지원센터에서 개발한 130여종의 자료집을 전시하고 제공한다. 한국과학창의재단, 한국교육개발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자유학기제 수업콘서트' 자리를 마련했다.

수업명장들이 펼치는 동영상은 교육부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자유학기제 누리집(www.ggoomggi.go.kr)에 탑재한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3회째를 맞이하는 수업콘서트가 수업명장을 길러내고 공유하며 교육혁신과 문화로 정착시키는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학기를 비롯한 교실수업의 변화가 한국 교육혁신의 즐거운 바람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교사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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