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사슬' 강화로 청년실업률 2005년 15% → 2018년 6.1%

잠재력 분석·작업탐색 통해 미래 직업생활에 자신감 부여

유럽연합통계국(Eurostat)보고에 따르면 2018년 7월 독일 만 15세~24세 청(소)년 실업률이 6.1%로 유럽연합에 가입한 28개국 중 최저를 기록했다.

직업선택패스포트를 받고 기념촬영을 하는 학생들 출처 https://stadtteilschule-lohbruegge.hamburg.de/berufswahlpass/


지난 8월말 청소년교육을 지원하는 독일 '경제와 학교'(Wisrtschaft und Schule) 웹사이트(www.wirtschaftundschule.de)는 "대부분 유럽국가의 청(소)년 실업문제가 놀랄 만큼 높다"며 "이에 비하면 우리 청(소)년들은 상당히 가뿐하게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기뻐했다.

그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독일의 이원화된 교육훈련제도를 꼽았다. 다른 나라와 달리 독일에는 직업학교에서 전수하는 이론적인 노하우와 기업에서 진행되는 실질적인 기술훈련이 서로 잘 맞도록 짜여 있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제도의 장점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바로 기업 현장의 훈련으로 적용해 볼 수 있고 훈련이 끝나면 수습기간 없는 기술인력으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기업은 학생들을 3년간 회사맞춤형 인력으로 양성할 수 있어 신규인력채용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청(소)년 실업률이 유럽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독일도 한때 청(소)년 실업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적이 있다. 2005년 독일 청(소)년 실업률은 15%을 넘었다. 당시 독일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청소년고용촉진사업을 도입했다.

2006년 연방교육연구부 (Bundesministerium fur Bildung und Forschung, BMBF)가 실시한 '잡 스타터 촉진프로그램 프러스(Furderprogramm JOBSTAR TER plus)'이다.

그리고 이 사업의 일환으로 '직업사슬'이라고 줄여 부르는 '졸업과 연결-직업훈련 종료까지 교육사슬'라는 프로그램이 개발됐다. 이 프로그램은 중학교 과정의 직업선택에서부터 직업을 선택한 후 훈련할 기업을 찾고 양성훈련의 성공적으로 종료하기까지 학생들을 지원한다.


청년실업의 골치거리 중학교 중퇴

독일 청년노동시장의 가장 큰 골치거리는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마치지 못한 청소년들이다. 이들은 직업학교, 즉 실업계 고등학교 과정에서 직업자격을 획득하지 못하고 학교를 떠나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한다.

교육연구부는 이 문제의 원인을 학생 자신이 뭘 하고자 하는지 스스로 알지 못해서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응한 프로그램 청(소)년 고용촉진 프로그램 '직업사슬'은 이들 학생을 직업탐색과정부터 개인맞춤형으로 지원한다. 학생들이 조기에 스스로의 자질과 관심을 자각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잠재력을 분석하고 직업체험의 기회를 부여한다. 또 훈련기업을 찾는 과정을 돕고 훈련의 성공적인 종료하도록 코칭한다. 그리고 이 전체과정을 '직업선택패스'(Berufswahlpass)로 개인별로 문서화한다.

먼저 잠재력 분석은 7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잠재력분석은 예를 들면 "날계란이 2층에서 떨어질 때 계란이 깨지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가상의 기계를 친구들과 함께 만드시오"와 같은 과제를 준다. 그리고 문제해결의 과정을 전문가가 관찰한다. 미세운동능력, 공간 상상력 또는 작동 정확도와 같은 직업기초역량에서부터 방법론적 역량, 인적 관리능력, 사회적 역량 등을 분석한다. 학생들은 잠재력 분석을 통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결과를 중요시하고 해당 분야의 직업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된다. 학교는 이렇게 학생들이 자신의 강점을 알고 직업선택에서 경력형성 전 과정에 주도적으로 나서도록 한다.

직업에 대한 열정 키우는 직업체험

잠재력분석을 마치면 8학년부터 실질적인 직업탐색이 시작된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특정 교육시설에서 트레이너의 지도아래 2주간 최소 3개의 직업체험을 하도록 한다. 직업체험의 날에 학생들은 소매를 걷어붙이고 생애처음 스스로 직업활동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숨어 있던 재능을 발견하고 미래직업 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다. 이러한 직업의 체험은 드물지 않게 학교성적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자신이 꿈꾸는 직장의 책상이나 작업대에 앉아 문서를 작성해 보거나 작업과정에서 필요한 '비율 구하는 법'을 해 본 청소년들은 그들이 학교에서 왜 독일어나 영어를 배우고 수학을 배우는지 이해하게 된다. 직업체험의 날 직업을 수행하면서 청소년들은 보통 집에 가져갈 수 있는 공작물을 제작한다. 핸드폰 주머니, 새장, 나무로 만든 액자, 패딩 처리 된 의자, 금속으로 만들어진 연필꽂이를 만들어 아끼는 사람들에게 선물한다. 직업에 따라 음식이나 음료를 만들고 함께 즐긴다.

이를 통해 자신의 작업에 대해 자랑스러워하고 직업과 노동에 대한 열정을 키운다. 직업탐색프로그램은 직업탐색활동이 자세히 서술된 증명서를 발급하고 개별학생들에게 상담으로 피드백을 주며 마감된다.

중학생에게 '직업선택패스포트' 발급

학생들이 잠재력 분석이나 직업탐색과정에 받은 각종 자료와 증명서들은 '직업선택패스'에 문서화된다. 작업파일 형태의 직업선택패스포트는 학생 개인의 직업탐색과정을 체계적으로 돕는다.

패스포트에는 직업탐색과정에서 무엇을 했는지, 직업선택의 구체적 경로는 어떠했는지, 그리고 개인 신상자료, 관심사, 강점, 직업목표, 실습경력 및 기타 실무경험 및 증명서가 모아진다. 이것으로 개인의 직업선택의 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 교사도 직업선택패스를 사용해 학생들에게 조언하고 직업선택을 지원한다. 학교 밖의 직업상담사와 기업도 패스포트에 도움을 받아 직업탐색 지원조치가 앞뒤가 맞도록 설계한다.

지난 수년간 4차 산업혁명, 고령화, 환경문제 등 산업과 노동을 지배하는 매가트랜드가 변화하면서 직업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학업에서 직업으로 이행하는 과정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닥치는 문제도 달라졌다. 직업선택패스포트는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 개인의 경험을 기록해 변화에 대응할 기초자료 역할을 한다.

이제 독일의 9학년생, 중학교 졸업반 학생들은 이 패스포트에 중학교에서 경험한 직업탐색활동에 모든 기록을 들고 직업인이 되기 위해 기술교육을 받을 훈련기업에 구직을 한다.

정미경 박사는

현재 독일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이며 단국대 초빙교수로 있다.

독일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하고 동 대학에서 강의했다.

독일의 직업훈련제도, 한국과 독일 인적자본투자의 경제적인 효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