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재벌 커피전문점과 경쟁 … '가맹점주 살아야 본사도 산다' 경영철학

대기업 커피전문점과 해외 브랜드 커피전문점이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가운데 토종 국내커피 브랜드인 이디야커피(회장 문창기)가 선전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커피는 2001년 3월 중앙대점을 시작으로 치열한 커피전문점시장 속에서 지속 성장하고 있다. 전국 가맹점수가 2013년 11월 1000호점, 2016년 9월 2000호점을 돌파했다. 올해는 2600개를 넘어섰다. 국내 커피전문점 1위업체인 스타벅스커피 1200개 매장수보다 두배가 넘는 숫자다.

지난달 29일 부산에서 개최된 제8회 이디야뮤직페스타에서 가수 홍진영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매년 이디야커피 고객과 가맹점주를 위해 대형 음악공연인 '이디야뮤직페스타'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 이디야커피 제공


◆성공비결은 '가성비' = 이디야커피가 고객에게 사랑받는 비결은 가성비다. 단순히 저렴한 커피가 아니라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아메리카노는 경쟁 커피전문점 대비 30∼40%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원두는 최상급 원두를 적정비율로 블렌딩 했다. 100% 아라비타 원두는 로스팅 후 30일내 판매를 원칙으로 했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커피라는 입소문을 타고 직장인,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주부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디야커피는 품질에 대한 연구활동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이디야커피 본사 1~2층에는 '이디야커피랩'이 있다. 이디야커피랩은 항온·항습 시스템 설비를 갖춰 커피 맛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를 제어해 커피 본연의 맛을 연구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이 곳에는 세계 각지에서 생산되는 생두가 산지별 특성에 맞게 보관되고 있다. 국내외 다양한 커피에 대한 연구시스템을 도입해 원두 블렌딩에 대한 수준 높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디야커피랩에서는 트렌드에 발맞춘 신메뉴 개발부터 기존 메뉴 업그레이드에 대한 연구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연구를 통해 이디야커피는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가맹점주 수익성을 높이는데도 역점을 두고 있다.

◆가맹점주와 '동행' = 이디야커피 성공 바탕에는 '상생'에 중점을 둔 문창기 회장의 경영철학이 있다. 가맹점 수익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이디야커피 상생 경영은 업계에서 '착한 프랜차이즈'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최근 프랜차이즈 본사 갑질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프랜차이즈업계에 문 회장이 점주들에게 보낸 편지가 화제가 됐다. 문 회장은 편지에서 "최근 최저임금 인상 등 점주님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음을 마음속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가맹점과 진정한 상생을 위해 원부재료 일부 품목의 매장가를 인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후 이디야커피는 가맹점에 납품되는 일부 품목 공급가격을 15~30%가량 낮췄다. 해당 품목에 대한 본사 수익률 인하와 재입찰을 통해 구매가격을 낮췄다. 이런 조치로 업주들은 이디야커피를 '갓디야(god+이디야)'라고 부르며 환영했다.


이디야커피는 가맹점주 수익과 영업권을 철저하게 보장하고 있다. 동종업계 다른 브랜드 대비 최대 60%까지 저렴한 점포개설비용과 업계 최저 로열티, 본사 100% 마케팅 비용부담을 통해 가맹점주 수익성을 높혀주고 있다.

이런 정책으로 이디야커피 폐점률은 1%에 그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가맹 계약시 지도상에 영업상권을 직접 표기함으로써 가맹점주 상권을 보장해 오고 있다. 가맹사업법(제12조의 4 부당한 영업지역 침해금지)에 따라 2014년 8월 14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점포별 영업지역 설정'을 이디야커피는 창업초기부터 자발적으로 시행해 왔다.

매장관리도 꼼꼼하게 진행하고 있다. 가맹점주 교육은 물론이고 체계적인 매장관리 및 지원은 업계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정교하게 짜여져 있다. 매년 진행하는 대규모 고객 사은 공연인 '이디야뮤직페스타'와 300만명 가입자를 확보한 이디야멤버스 프로그램 가동 등 마케팅 비용 전액을 본사가 부담하고 있다.

아르바이트생 장학금 지원 프로그램인 '이디야 메이트 희망기금'과 가맹점주 자녀 학비를 지원해주는 '가맹점주 자녀 장학금'도 매년 시행해오고 있다.

문창기 회장은 "IMF 금융위기 이후 수많은 실업자가 양산되며 성장한 시장이 프랜차이즈 시장"이라며 "정직하게 땀흘려 일하는 사람이 대우 받는 프랜차이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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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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