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한번으로 서류발급부터 대사관인증까지 … 무차입경영 실천, 직원과 이익 나눠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인생에 있어 누구나 시련과 실패를 경험한다.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도 평균 3번 정도의 실패 경험을 가지고 있다. 성공한 기업인들은 실패를 성공의 자양분으로 삼았다. 시련과 실패를 대하는 태도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14일 만난 이영우 한국통합민원센터 대표 역시 실패경험을 딛고 재도전하고 있다. 그는 2015년 5월 두번째 창업을 했다.

사업은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 서류발급, 번역, 공증, 외교부 확인, 대사관 인증 등 복잡하고 까다로운 모든 절차를 '원스톱'으로 대행해주는 서비스다.

이 대표는 "개인이나 기업이 전화나 클릭 한번으로 해외업무와 관련한 민원서류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전 세계 민원인들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서 "국경을 초월한 서비스로 정보기술(IT) 기반 O2O(Online to Offline)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대표 브랜드는 '배달의 민원'이다. 모든 민원을 해결해 어디든 배달한다는 의미다. 정장에 넥타이 차림, 서류가방을 들고 망토를 휘날리며 날아가는 이미지에도 한국통합민원센터 포부가 잘 담겨있다.

현재 해외법인설립 수·출입서류 해외투자 외국인고용 신용평가 해외특허 주재원 등 다양한 민원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 전 세계 문서번역시스템도 제공한다. '배달의 민원'을 통해 24시간 온라인 신청과 전화상담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가족여행 중에 이탈리아에서 소매치기를 당한 고객은 '배달의 민원'을 통해 이틀 후 밀라노 호텔에서 국제특송 DHL로 국제 운전면허증을 받았다.

편리성과 신뢰도가 높아지자 약 50개 대기업과 3000개 중소기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배달의 민원 회원은 출시 3년만에 11만4000명에 달한다.

매출도 급성장했다. 재창업 첫해 1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매출은 매년 2배씩 성장해 지난해 10억원, 올해는 2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직원도 2명에서 4년만에 34명으로 늘었다.

미래도 밝다. 많은 벤처캐피탈(VC)로부터 투자를 제안받고 있다. 투자를 받으면 인재확충에 쓸 계획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10만명에 달하는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계획도 세웠다. 적은 매출이지만 월매출이 5% 늘어나면 이중 1.5%를 직원들과 나누고 있다.

이 대표의 재창업에는 정부정책이 큰 도움이 됐다.

이 대표는 2000년에 검색엔진 개발업체 온오프코리아를 창업했다. 당시 30세였다. 그때에는 키워드광고라는 개념이 없었다. 프리챌 코리아닷컴 드림위즈 등 포털과 언론사 등 약 300곳에 검색엔진을 납품했다?.

한때 직원이 160명,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미레에셋을 주관사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했고, 중국 바이두에서 합병 제의가 들어왔다.

하지만 온라인광고 키워드시장을 개척했던 회사는 대형 포털사의 갑질로 10년만에 문을 닫았다. 중소기업 단체에 근무하며 와신상담하던 그는 2015년 재창업에 나섰다.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위시리스트(하고자하는 일의 내용을 적은 목록)를 작성했다. 적은 돈으로 만들 수 있는 일, 경쟁자에 의해서 좌지우지되지 않는 일, 빚이 없을 것,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 공무원처럼 쉴 때 쉴 수 있는 일' 등 사업을 하기 위한 조건이 40개였다.

실패로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이 대표는 중소기업진흥공단 재창업자금을 받아 사업초기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는 "정부정책자금이 없었으면 재도전 의지를 실현할 수 없었다"면서 "지금도 정부정책을 적극 활용해 기술력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실패 경험을 잊지 않고 절대 망하지 않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무차입경영을 하고 이익을 직원과 나누고 있다"며 "직원들의 꿈을 실현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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