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 실패 딛고 재기에 성공 … 세계 주요기업과 협력, 가격·품질 경쟁력 갖춰

"거래처가 한곳에 집중됐고, 커진 사업을 관리할 능력이 부족했다. 특히 사업영역의 변화를 읽지 못했다."

19일 서울시 송파구 서울복합물류 6층 사무실에서 만난 이재일 내외 대표는 지난 두번의 사업실패 원인을 이같이 분석했다.

현재 구스다운(거위 가슴에서 배에 걸친 부분의 솜털)이불 전문업체로 자리잡은 내외는 이 대표가 2012년 5월 세번째 설립한 회사다.
19일 이재일 내외 대표가 서울시 서울복합물류 사무실에서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형수 기자


그의 재도전은 성공적이다. 창업 첫해 9000만원 매출을 올렸다. 2013년 6억원, 2014년 35억원, 2015년 40억원, 2017년 64억원으로 매출이 쑥쑥 늘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두배인 1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 6년만에 매출이 20배 성장했다.

고용인원도 2014년 7명에서 올해 10월 현재 61명으로 8.7배 늘었다. 4년간 54명의 일자리를 만든 셈이다.

내외의 대표브랜드 '구스앤홈'은 품질과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스앤홈은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을 포함한 국내 2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달 한국신용정보 NICE의 기술신용평가에서 최상위 기술등급 중 하나인 T-4등급을 획득했다.

내외는 2016년 현대백화점에서 구스DIY 서비스를 시범운영하다 2017년 '구스 DIY' 전문매장을 열었다. 내년 4월에는 롯데백화점 본점에도 들어설 예정이다.

구스 DIY 전문매장에서는 고객의 신체와 사용환경에 적합한 이불을 전문가와 상담해 제작해 준다. DIY 제작 서비스는 9가지 털 종류와 20단위의 털 중량, 11가지 원단을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

구스다운이불 관리서비스인 '토탈케어시스템'을 서울복합물류센터에서 시범운영 중이다. 규격화 된 구스다운이불 제작솔루션인 '구스 DIY 서비스' 프로그램은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두번의 실패 경험은 회사성장의 기반이 됐다.

이 대표의 창업DNA는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았다. 내외산업을 설립한 이 대표 부친은 1982년 국내 최초로 구스다운이불을 일본에 수출했다. 1990년 당시 우리나라 처음으로 신라호텔에 구스다운이불을 납품했다. 부친은 회사를 1995년 갑을에 매각했다.

이 대표는 1996년 구스다운이불 사업을 시작했다. 첫번째 창업이었다. 회사는 주로 통신판매에 주력했다. 월 10억원어치 판매할 정도로 성장했다. 1998년 5월 IMF 여파로 매출의 95%를 담당하던 쇼핑몰이 부도가 났다. 이 여파로 2002년 첫번째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2004년 로밍서비스 회사를 차렸다. 두번째 창업은 2년만에 접었다. 핸드폰에 자동로밍기술이 도입되면서 사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두번을 실패한 이 대표는 실패원인을 꼼꼼히 분석했다. 절치부심 끝에 20012년 구스다운이불 사업을 다시 시작했다.

이 대표는 부친에게서 배운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 공을 들였다. 양질의 거위털과 원단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게 중요해서다. 현재 독일 이탈리아 대만 일본 터키 베트남 등 10개국에 협력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고급 거위털부터 대중적인 오리털까지 공급받고 있다. 인도 일본 영국에서 생산되는 고급 원단부터 다양한 기능성 원단도 확보했다. 세계 1위의 다운프루원단 업체인 일본 카게야마와의 국내 독점 계약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해외 협력네트워크는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품질과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갖추는데 핵심 역할을 한다"며 "내년에 미국시장 진출 추진도 해외 협력네트워크가 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정책자금 지원은 재도전에 용기를 불어 넣었다.

운영자금 조달이 어려울 때 중진공에서 신용대출을 해줘 사업초기 자금문제를 해결했다. 회사 성장에 따라 필요한 벤처캐피탈 연계 등 중진공 지원은 큰 힘이 됐다. 이 대표는 "정부정책은 창업초기 기업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재도전 기업인들에게 △정확한 목표 설정 △치밀한 분석과 계획 △구체적인 실천력 △정부정책 적극 활용을 주문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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