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가상현실 활용 … 제조·통신업체 기기·서비스 개발 합종연횡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MWC2019 현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 가운데 하나는 마이크로소프트 전시관이다.

이 전시관에는 25일 마이크로소프트가 MWC에서 처음 공개한 '홀로렌즈2'를 체험하기 위해 관람객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최대 2시간을 기다려야 체험이 가능할 정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PC세상에서는 절대 강자지만 모바일세상에서는 구글 애플 등에 밀려 찬밥신세였다. 홀로렌즈2는 이런 마이크로소프트에 새로운 희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MWC2019 현장에서 공개한 '홀로렌즈2' 사진 고성수 기자

홀로렌즈는 안경형태의 머리에 쓰는 혼합현실 기기다. 이 기기를 착용하면 현실 공간에 가상 정보를 더해 주변 사물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에 나왔던 것처럼 빈 공간에 그림이나 글자 형태로 정보를 띄워준다. 특히 평면적인 정보 뿐 아니라 3차원 홀로그램 영상을 띄워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6년 홀로렌즈를 처음으로 선보였고 이번 MWC에서 발전된 형태의 홀로렌즈2를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2와 연계해 제조 건설 의료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각종 장치 유지보수, 시설물 관리 등을 증강 현실 기반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다이나믹스 365 원격지원 서비스'도 선보였다. 외신에 따르면 미 육군은 전투작전수행 및 전술훈련 용도로 총 10만개의 홀로렌즈 헤드셋을 도입할 예정이다. 영화나 게임속에서 나오던 최첨단 기기로 무장한 군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SK텔레콤은 26일 MWC2019 현장에서 세계적인 증강현실(AR)기기 제조사 '매직리프(Magic Leap)'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SK텔레콤이 제휴한 매직리프의 AR글래스 '매직리프 원' 사진 SK텔레콤 제공

매직리프는 AR글래스 등 차세대 기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이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2010년 창업한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약 64억달러(약 7조2000억원)다. 구글 알리바바 AT&T 등 글로벌 ICT기업으로부터 누적 24억5000억달러(약 2조8000억원)를 투자 받았다.

특히 지난해 매직리프가 출시한 AR글래스 '매직리프 원'은 현재까지 출시된 AR글래스 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직리프 원은 안경형태로 홀로렌즈와 마찬가지로 현실공간에 가상정보를 덧붙여 보여준다.

SK텔레콤은 매직리프와 함께 AR로 구현된 현실·가상세계 복합공간에서 엔터테인먼트 커머스 소셜커뮤니티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AR글래스를 착용한 이용자가 △집안 거실에 가상의 초대형TV를 여러 대 동시에 놓고 고개를 돌려 원하는 채널을 보거나 △복합 쇼핑몰에서는 현실세계와 결합돼 쉽게 길안내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처럼 스마트기기 제조사와 통신사 등이 AR기기와 AR기기와 연계된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는 것은 스마트폰 형태로는 더 이상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 빠른 전송속도와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5G 시대에 맞는 기기와 서비스개발에 대한 요구가 생겨나고 있어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R글래스는 스마트폰을 대체할 차세대 디바이스"라며 "산업현장에서 실제 사물 위에 AR로 나타난 작업 가이드에 따라 미숙련공도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어 산업 생산성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AR서비스와 함께 VR서비스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MWC에서 주목받는 서비스다. 이번 MWC 현장에서 유명 전자·통신업체 전시관에는 어김없이 VR기기를 활용한 서비스가 전시돼 있다.

AR기기 제조사, 통신사, 콘텐츠제작사 간의 합종연횡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LG유플러스는 MWC2019 현장에서 5G게임 특화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해치(Hatch) 엔터테인먼트'와 5G VR게임 독점공급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LG유플러스는 5G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올해 해치와 5G VR게임 출시를 위한 베타 서비스를 준비할 계획이다.

SK텔레콤도 26일 AR콘텐츠 업체 '나이언틱'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나이언틱은 2010년 구글에서 분사한 AR콘텐츠 업체로, 2016년 AR게임 '포켓몬GO'를 출시해 연 매출 10억달러(약 1조1200억)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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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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