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숙 민법전문박사 법무법인 산우

A녀와 B남은 2011년 3월 결혼식을 올린 법률상 부부다. A와 B는 이듬해 아들 C도 출산해 행복한 혼인생활이 영원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B는 2014년 7월쯤 D녀와의 부정행위를 하다가 아내인 A에게 발각됐고, A는 하나 뿐인 아들 C를 생각하며 B의 불륜을 눈감아주기로 했다. B는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없을 것이며 가정에 충실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도 작성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A는 2015년 7월 B의 직장동료로부터 'B가 같은 회사 동료인 E녀와 불륜관계에 있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A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B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을 느꼈고, 불륜사실을 추궁했다. 결국 B는 E와의 불륜사실을 인정했다.

A는 혼인생활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A와 B는 2015년 11월 12일 가정법원에 협의이혼의사확인 신청을 접수했다. B는 같은 해 11월 4일부터 집에 들어오지 않았고, 계속적으로 자신의 집과 E의 차에서 부정한 행위를 했다. A는 B와 E에 대해 어떠한 법적 조치를 할 수 있을까.

2015년 2월 26일 헌법재판소에서 간통죄를 처벌하는 형법규정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려, 간통한 배우자에 대하여 형사상 처벌을 할 수 없다. 다만, 민사상 유책배우자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가 가능하다. 법원은 "민법상 이혼사유인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라 함은 간통을 포함하는 더 넓은 개념으로서 간통에까지는 이르지 아니하나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부정한 행위가 이에 포함되고, 배우자 있는 사람과 간통행위를 하여 혼인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경우 그 사람과 간통행위를 한 제3자(상간자)는 그 사람의 배우자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하며, 따라서 그로 인하여 그 배우자가 입은 정신상의 고통에 대해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법원은 혼인 기간, 부정행위 정도와 그 기간, 혼인관계 파탄경위, 배우자가 겪었을 심리적 고통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액수를 결정하므로, 유책배우자와 상간자에 관한 결정적 증거를 수집하는 정도에 따라 위자료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위 사례에서 E는 B의 직장동료로서, B가 배우자 있는 사람임을 알면서도 교제했다. B는 외도 사실이 아내인 A에게 발각된 이후에도 더욱 대담하게 집에 들어오지 않았고 부정한 행위를 계속했다. B와 E의 불법행위로 A와 B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으므로, 이들은 A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A는 B와의 이혼여부와 관계없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임경숙 민법전문박사 법무법인 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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