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의무' 인식변화

학부모를 대상으로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활발하게 추진하는 곳은 대구시교육청이다. 자녀의 성장·발달 단계 및 학교 특성에 맞춰 학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일반계 고등학교, 특성화 고등학교 및 특수교육 대상자 학부모까지 특성에 맞췄다. 자녀의 발달 단계별 6가지 주제를 교육과정 핵심으로 삼았다. 기본과정 6개 영역은 부모역할, 인성교육과 인문학, 건강안전생활, 자기주도학습, 창의적인재, 진로(진학/취업)교육으로 나눴다.

학부모교육 성과중 하나는 대구지역 학부모들이 당연히 받아야 할 의무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안일모 대구시교육청 학교생활문화과 장학사는 "아동학대 가해자의 대부분이 부모이고 학대 이유 중 부모의 양육태도 및 방법 부족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학부모교육을 통해 부모가 자녀를 바라보는 시선이 변했고, 자녀교육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이 정립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어쩌다 어른'이 돼서 가정이 깨지거나 자녀와 대화단절이라는 악순환을 해결하기 위한 최적의 프로그램인 셈이다. 교육청은 매년 가이드북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자녀성장 단계별 학교급별 8종으로 제작해 제공하는 공을 들인다.

부모교육 기본과정에 해당하는 부모역할의 경우 유치원은 '아이와 함께 행복한 부모'되기를 주제로 4단계로 나눴다. △행복한 부모가 좋은 부모다 △지혜로운 부모의 훈육기술 △행복을 찾아주는 대화법 △육아는 엄마 아빠 한 목소리로!가 교육과정이다. 초등학교는 '행복한 아이, 부모가 만든다'를 주제로 △초등학교 자녀의 발달 특성 △소통과 공감으로 자녀 마음 알아가기 △칭찬과 꾸중으로 부모다운 부모 되기 △부모가 최고의 스승, 4단계 과목을 이수하도록 했다.

프로그램은 학교별 1회 2시간으로 기본 6회를 운영하는데, 학부모가 학교를 방문, 학부모교육 기본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지난해 학교 주체로 실시한 부모교육에는 18만8651명이 다녀갔다. 대구 학부모역량개발센터가 직접 운영한 학부모교육은 주제선정 심화과정, 아버지참여 심화과정, 실천형 심화 과정, 찾아가는 학부모교육 등에 1만3652명이 참여했다.

대구교육청 학부모교육 백미는 시간적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교방문이 어려운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찾아가는 학부모교육'이다. 아동복지시설, 다문화시설, 한 부모가정, 조손가정 등 학부모교육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설이나 가정을 위한 조치다. 종교시설이나 복지관 등 학부모들이 모이면 어디라도 강사가 찾아간다.

학부모교육 강사 양성 및 인력풀 363명을 갖췄고 학교평생학습코디네이터 633명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자녀교육 가이드북 11만7000부와 기본과정 자녀교육서 4690부를 제작해 보급했다. 대구는 2016년 서울대와 세이브더칠드런이 연구한 '한국 아동 삶의 질'에서 전국 1위 평가를 받았다. 이어 서울대 굿네이버스의 '아동권리 지수' 연구결과에서도 대구지역의 아동 권리가 전국 2위를, 통계청의 2016 학교생활만족도 조사결과에서 학교생활만족도 전국 1위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김사철 대구학부모역량개발센터장은 "아동학대를 근절하려면 바람직한 부모의 양육태도와 방법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제공과 다양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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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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