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보험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만 정작 내가 가입한 보험이 정확히 어떤 건지, 무엇을 보장해주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어렵고 복잡한 보험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별 걸 다 이야기하는 '보험 TMI'(Too Much Information: 과한 정보)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생명, △△라이프, ◇◇화재, ☆☆손보…. 회사 이름을 보면 생명보험사인지 손해보험회사인지는 구분하지만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이 정확히 어떻게 다른지 모르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생명보험에서 가장 중요한 '보험사고(보험금 지급 원인이 되는 사고)'는 이름에 나와 있듯 삶과 죽음에 관련된 것입니다. 살아 있거나 죽으면 보험금이 나오는 게 생명보험입니다. 생명보험에는 만기일까지 살아있으면 보험금을 받는 생존보험, 보험기간 중 사망했을 때 보험금이 지급되는 사망보험 등이 있습니다.

사망보험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상품은 종신보험입니다. 종신보험은 '보험기간이 종신'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피보험자가 어느 때 사망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받게 됩니다. 종신보험과 대별되는 사망보험은 '정기'보험입니다. 정기보험은 보험기간을 미리 정해 놓고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내에 사망했을 때 보험금을 받는 상품입니다.

정기보험은 종신보험에 비해 보험기간이 짧고 보험기간 중 사망하지 않을 확률도 있는 만큼 종신보험보다 보험료가 저렴합니다. 사망보험의 주요 목적이 가장의 유고시 유가족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란 점을 떠올려보면 보험기간을 자녀들이 독립할 즈음까지로 설정해 정기보험에 가입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생명보험은 기본적으로 '생'과 '사'라는 단순한 보험금 지급 조건을 가지고 있는 만큼 보험금도 500만원, 3000만원 식의 정액으로 설계돼 있습니다. 손해보험이 손해사정을 통해 실제 손해액만큼 보상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죠.

손해보험은 우연한 사건으로 발생하는 손해를 보상해주는 보험으로 생명보험에서 보장하는 생사를 제외하고 우리가 생활하는 중에 일어나는 인적·물적 사고를 보상합니다. 화재보험, 해상보험, 책임보험, 보증보험 등 일상생활에서부터 산업현장에까지 다양하게 쓰이는 게 손해보험입니다.

손해보험 중 대표적인 화재보험은 우연한 화재로 인해 발생한 피보험자의 재산상 손해를 보상하는 보험상품이며 자동차보험은 자동차 사고로 인해 발생한 법률상 배상책임과 자기 신체 및 차량에 발생한 손해를 보상하는 보험입니다.

손해보험은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피해규모를 조사한 다음 실제 피해를 입은 금액만큼을 보험금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보험사와 계약자간에 분쟁도 많이 발생합니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 과실비율을 따지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그 때문인지 2018년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8만3097건의 금융 민원 중 35.8%가 손해보험에서, 25.9%가 생명보험에서 발생했습니다. 정액보험인 생명보험보다 실손보험인 손해보험이 10%p 정도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외에 제3보험이라는 영역도 있습니다. 제3보험은 사람이 병에 걸리거나 다쳤을 때 보험금을 지급해주는 보험으로 상해보험, 질병보험으로 나뉩니다. 제3보험은 생보사, 손보사 구분 없이 취급할 수 있습니다.

참고: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 손보협회 발간 '풀어 쓴 손해보험'

[보험 TMI 연재기사]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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