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수당 높은 상품 권유 '우려'

누구나 보험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만 정작 내가 가입한 보험이 정확히 어떤 건지, 무엇을 보장해주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어렵고 복잡한 보험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별 걸 다 이야기하는 '보험 TMI'(Too Much Information)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에셋, □□금융서비스, ○○라이프. 요즘 이런 이름의 회사들 종종 듣게 되죠. 이름만 보면 금융관련 회사인 것 같은데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금융 분야도 있겠지만 '보험대리점'들도 이런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험대리점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보험회사와 계약을 맺고 해당 회사의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곳입니다. 여러 보험회사와 계약을 맺고 판매하기 때문에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는 여러 회사의 상품을 팔 수 있습니다. 그게 보험사 소속 전속설계사와는 차이점이죠.


보험대리점에는 개인대리점과 법인대리점(GA)이 있고, 보험을 팔고 있는 은행도 금융기관보험대리점이고 보험을 모집하는 홈쇼핑방송도 보험대리점으로 분류됩니다.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의 장점은 여러 회사 상품을 비교해 판매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한 회사의 상품만 추천받기보다는 비슷한 종류의 상품을 비교 추천받을 수 있다면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대리점 소속 설계사는 전속설계사보다 이직률이 낮아 장기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이같은 장점을 가진 보험대리점이 2000년대 중반 이후 급격히 성장하면서 최근에는 영업 질서를 흐리는 '불완전판매'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6월말 기준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는 약 22만명인 반면 보험회사 전속설계사는 약 18만명 수준입니다. 최근 2~3년 새 소속 설계사 수가 역전된 겁니다. 일부 대형 보험대리점은 중소형 보험사보다 규모가 크다는 평가까지 나옵니다.


보험대리점이 늘어난 만큼 불완전판매의 문제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2018년 기준 중대형 법인대리점 소속 설계사의 불완전판매비율은 0.19%로, 보험사 전속설계사의 불완전판매비율(0.13%)보다 높습니다.

이런 문제를 파악한 금융감독원에서도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인을 통해 저축성 보험인 줄 알고 가입했는데 알고 보니 보장성 보험이었다 △보험을 재설계(리모델링)해준다고 해서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 가입했는데 기존 보험과 별 차이가 없어 해지로 인한 손해만 입었다는 게 단골사례입니다.

금감원에서는 보험계약을 갈아탈 때는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중도해지할 경우에는 금전적 손실이 발생하게 되고 또 건강상태 등에 따라 기존 보험계약과 같은 조건으로 새로운 보험에 가입하는 게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형 법인 보험대리점을 통해 가입하는 경우라면 3개 이상의 보험상품에 대해 비교설명을 해달라고 하세요. 소극적으로 설명만 듣다 보면 설계사가 보험소비자의 이익보다 모집수수료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상품 위주로 권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설계사가 소속된 보험대리점이 공식적으로 등록된 곳인지를 확인하고 싶다면 생명보험협회나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의 '모집종사자' 코너를 이용하면 됩니다. 여기서 등록번호, 대리점명, 대표자명, 또는 주소 등을 검색조건으로 해 등록돼 있는 개인 및 법인 보험대리점 전체를 조회할 수 있습니다.

[보험 TMI 연재기사]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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