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영향

누구나 보험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만 정작 내가 가입한 보험이 정확히 어떤 건지, 무엇을 보장해주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어렵고 복잡한 보험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별 걸 다 이야기하는 '보험 TMI'(Too Much Information)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은행 예금 상품의 금리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에 따라 변한다는 사실은 다들 아시죠. 기준금리가 오르면 예금 금리도 오르고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같이 내려갑니다. 예금 고객 입장에서는 금리가 오를수록 좋습니다.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반대로 금리가 낮아지면 받을 수 있는 이자가 줄어들죠. 고금리 때 이자만큼 받으려면 원금을 훨씬 더 많이 넣어야 할 겁니다.

그러면 보험은 어떨까요? 보험의 가격인 보험료도 금리에 영향을 받습니다. 보험사 입장에서 보면 금리가 높을 때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돈을 굴려서 얻는 수익률이 좋기 때문에 보험료를 비싸게 책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운용수익이 많이 나면 추후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 부담이 없고 이윤도 남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떨어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로 운용하는 수익률이 떨어지게 되고 보험사는 보험료 인상 여부를 고민하게 됩니다. 은행 예금 원리와 마찬가지로 이자율(수익률)이 낮으니 원금(보험료)을 많이 넣어야(받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이렇게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얻을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예정이율'이라고 합니다. 예정이율을 인상한다고 하면, 예상수익률이 높다는 뜻이고 이는 보험료를 내린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예정이율을 낮춘다면 보험료는 인상되겠죠. 통상적으로 예정이율이 0.25%p 내려가면 보험료는 5~6% 정도 올라간다고 합니다.

예정이율은 금리가 확정돼 있는 보장성 보험, 특약 등에 적용됩니다. 연금 등 저축성 보험은 예정이율이 아니라 공시이율에 따라 운용됩니다.<내일신문 2019년 7월 4일 '보험 TMI (7)저축성 보험과 공시이율' 참조>

보험사는 정기적으로 예정이율을 조정해 보험료에 반영합니다. 예정이율 인하 전에는 '절판 마케팅'을 벌이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이 가격(보험료)에 이만한 보장을 하는 상품이 이제 사라질 테니 어서 가입하라'는 식이죠. 예정이율이 인하되면, 똑같은 보장을 하는 보험이 더 비싸질 테니까요.

지난 7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낮췄습니다. 올 하반기 한차례 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금리 기조 하에서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수익률은 하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생명보험사의 평균 운용자산수익률은 2014년 말 4.5%에서 2019년 3월 3.6%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는 3.9%에서 3.4%로 내려갔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보험사들은 하반기 예정이율 인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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