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으로 DCT변속기 개발

자동차환경 변화로 어려움 몰려

중진공 자금지원으로 위기 극복

기업은 언제나 위기에 빠질 수 있다. 기술발전과 새로운 소비흐름을 놓치는 순간 100년 글로벌기업도 경쟁력을 잃게 된다. 기업은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와 부실징후를 감지, 빠르게 미래를 대비해야 장수할 수 있다.

탑테크 직원이 제품생산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 탑테크 제공


기술 자금 인력 판로 등 경영여건이 불리한 중소기업의 경우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대기업에 비해 대응력은 떨어진다.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중소기업의 도약을 지원하고 있다.

대구 성서공단에 있는 탑테크(대표 전규태)는 정부정책을 발판삼아 도약하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탑테크는 2001년 설계엔지니어 출신인 전규태 대표의 1인기업으로 출발했다. 정밀기계 자동화검사장치 개발을 시작으로 자동차부품 전문업체로 성장했다.

주력제품은 자동차 및 산업기계 양산시스템에 적용되는 용접지그(용접 가공물을 부착시키는 보조구), 조립설비, 측정기와 시험기, 자동차부품, 기계부품 등이다.

엔지니어인 전 대표는 '기술만이 살길이다'는 신념으로 기술개발에 매달렸다.

탑테크의 기술력은 대구지역 대기업에서 기술문제를 상의해 온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탑테크는 대기업의 고민을 해결했다. 이를 계기로 주문이 늘었다.

수년전 자동차 듀얼클러치(DCT)변속기를 개발해 7단과 하이브리드용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납품하면서 안정적인 생산물량을 확보했다. DCT는 중견기업 상장사와 경쟁하고 있다.

5년간 생산물량은 확보된 상태여서 안정적 성장이 예상된다. 매출도 작년 81억원에서 올해 1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규태 대표는 11일 "DCT 경쟁사가 3군데였는데 중소기업으로는 탑테크만 살아남았다"며 "기술력은 경쟁사인 중견기업보다 우위"라고 자신했다.

기업은 성장과정에 종종 위기에 봉착한다. 탑테크는 생산물량을 맞추기 위해 시설투자에 50억원을 들였다. 자동차업계 환경변화에 따라 미래먹거리를 위해 연구개발에도 투자했다. 자금이 넉넉지 않아 차입금이 증가했다.

이때 사드파문이 몰아쳤다.

완성차업체의 가동률이 떨어져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었다.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버거웠다. 운전자금 운용도 어려웠다.

전 대표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을 찾았다.

창업 때 정부자금을 활용해 도움을 받은 경험을 떠올리며 희망을 가졌다. 탑테크는 중진공에 정책자금을 신청했다. 중진공은 구조개선전용자금 1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탑테크는 이 자금으로 미래먹거리인 신제품을 개발했다.

신제품은 IT와 전기전자, 통신이 결합한 제어모듈로 제조공정 개선에 필요한 필수 부품이다. 내년부터 판매할 계획이다.

전 대표는 "신제품은 범용제품인데 같은 기능의 PCL(디지털 동작 전자장치)보다 1/10 가량 저렴해 경쟁력이 있다"며 "중진공 자금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공고를 졸업한 후 창업한 전 대표는 짬을 내 경영대학원에 등록해 지능형자동차 석사를 마쳤다. 경영능력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전 대표는 "정책자금은 중소기업이 성장과정에 닥친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준다"며 "중진공 지원이 없었으면 회사를 키우거나 운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한편 중진공이 탑테크에 지원한 구조개선전용자금은 재도약지원자금의 하나로 부실징후 중소기업에 대해 선제적으로 구조개선을 지원해 조기정상화 및 재도약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정책자금이다. 올해 지원규모는 300억원으로 시설자금과 운전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재도약으로 희망을 품다 연재기사]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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