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2000선 테스트 받는 코스피

MSCI 조정, 아람코 상장 타격 예상

미국, 15일 대중 관세 부과 분수령

코스피 지수가 또다시 2000선을 위협받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에 상승하던 국내증시가 다시 휘청이는 모습이다. 외국인 자금은 2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했다. MSCI EM 리밸런싱이 마무리됐지만, 아람코 IPO에 관심이 높아지며 신흥국 내에서 매력도가 낮아졌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20거래일 동안 코스피에서만 5조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4조9821억원을 팔아치우면서 계속 2100선 위에서 놀던 코스피 지수는 2000선 중반까지 떨어져 2000선을 위협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우려감과 MSCI 신흥국지수 리밸런싱(재조정),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 상장에 따른 자금 이탈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오는 15일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할 것인가 여부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날 오전 9시 3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12p(0.59%) 오른 2081.01을 가리키고 있다. 지수는 전일대비 9.42p(0.46%) 오른 2078.31로 출발해 상승하는 추세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62p(0.58%) 오른 628.89를 나타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중국과 무역합의가 내년 대선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고 말해 시장에 충격을 준 다음날 다시 1단계 무역합의 타결에 근접했다는 보도들이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18p(0.73%) 떨어져 2068.89를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3769억원을 팔았고 선물에서도 약 2541억원을 순매도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진 가운데 코스피가 상승 출발했다”며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55% 상승한 점도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연말 산타랠리를 기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외국인 자금 이탈이 주식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지난달 26일 이후 순매수 규모를 줄여오다 12월에 들어서며 3일 5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국채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은 2일 672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만약 양국의 무역협상에서 진전이 나타나지 않으면 오는 15일 예정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는 예정대로 진행된다”며 “홍콩사태에 이어 미국 하원이 중국 신장 웨이우얼자치구의 위구르족에 대한 처우와 관련에 중국 관리들에 대한 제재법안을 가결했다는 소식도 향후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MSCI EM 리밸런싱이 마무리됐지만, 아람코 IPO에 관심이 높아지며 신흥국 내에서 매력도가 낮아진 점도 한국 증시에 부담이다.

아람코 IPO는 50억주 가까이 기관투자자 공모에 청약이 몰리며 기관투자자에 배정된 주식수인 20억주를 훌쩍 넘어섰다. 아람코는 개인투자자에 지분의 0.5%, 기관투자자에 1%를 할당해 오는 11일부터 주식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하락 출발했다. 다시 미·중 무역합의 가능성이 떠오르면서다.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1.8원 내린 1192.5원에 거래를 시작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약 두 달만의 최고치인 달러당 1194원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상승분을 반납하고 달러당 1190원 아래로 내려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18분 현재 전일 종가보다 4.7원 내린 1189.6원을 나타냈다.

다만 국내 주식시장이 관건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중 1단계 무역합의 가능성이 재부각되며 안전자산선호 약화와 위안 환율 하락에 원달러 환율 상승세도 잦아들 것”이라며 “다만 미중합의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는 점과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도세 등을 고려하면 지지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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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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