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10년간 협력관계 결실 … 글로벌 4각생산체제 강화

LG화학과 GM이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법인 설립에 손을 잡은 것은 미국시장 선점 필요와 안정적 배터리 공급 확보라는 양사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신학철 LG화학 CEO(부회장)와 메리 바라 GM CEO(회장)는 5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간주 GM 글로벌테크센터에서 합작법인 설립 계약서에 서명했다.

양사는 우선 각각 1조원씩 출자한다. 합작법인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30GWh 이상이다. 이는 주행거리 380km 전기차 50만대에 장착할 수 있는 규모다.

신학철(오른쪽) LG화학 CEO 부회장과 메리 바라 GM CEO 회장이 합작계약 체결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 LG화학 제공


◆배터리 안정적 공급과 수요처 확보 이해관계 맞아 = 전기차업체로 전환을 선언한 GM은 높은 품질의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필요했다. LG화학은 배터리 분야 대규모 투자에 따른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급성장하는 미국시장 선점이 화두였다.

이번 합작으로 GM은 고품질 전기차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고 LG화학은 미국시장에서 확실한 수요처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

양사의 협력관계는 10년 동안 이어졌다. GM이 2009년 출시한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에 장착한 배터리가 LG화학이 생산한 것이다.

볼트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된 LG화학은 이후 GM 전기차 플래그십 모델인 쉐보레 스파크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메리 바라 GM CEO는 이날"GM의 완성차 제조기술과 LG화학의 선도적인 배터리 기술이 결합하면 전기차 시대로 전환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LG화학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우리 고객들에게 전달해줄 수 있는 가치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학철 LG화학 CEO는 인사말에서 "두 회사는 누구보다 먼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어 성장을 이끌었다"며 "LG화학의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술력, 안전성과 신뢰성, 양산경험 등 기술솔루션을 고객에게 공급해 글로벌 시장 리더 지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 확실한 우위 선점 = 양사는 이번 합작을 통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선점할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중국ㆍ유럽과 함께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으로 손꼽힌다. 시장조사기관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은 올해 52만대에서 2021년 91만대, 2023년 132만대 등 연평균 26% 성장이 예상된다.

GM은 미국 1위 자동차업체로 10년 동안 전기차를 제조하며 높은 기술력과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LG화학은 현재 150조원에 육박하는 수주 잔고를 확보했다. 업계 처음으로 미국 현지공장을 설립했다.

2012년부터 미시건주 홀랜드공장을 본격 가동한 뒤 지속적인 증설을 통해 현재 5GWh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미국에서만 두곳의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된다.

◆한국 미국 중국 유럽 4각 생산체제 강화 = LG화학은 한국을 비롯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 중국 유럽에 4각 배터리 생산체제를 갖춘 유일한 업체다. 5개 자체 생산공장과 2개 합작 생산공장 등 모두 7개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된다.

LG화학은 고객들에게 인정받은 안전성, 성능, 원가 경쟁력과 함께 15년 이상의 양산 경험으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주 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는 한편 생산과 품질 역량 제고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LG화학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는 270만대에 이른다.

특히, 이번 합작법인과 같이 시장 상황에 맞는 다양한 사업 모델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확실한 글로벌 1위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LG화학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은 약 70GWh 수준으로 2020년까지 약 100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이같이 대규모 수주 물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양산 능력을 확보해 2024년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전체 배터리 사업에서 매출 30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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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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