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스빌둥, 주경야독이 쉽도록 제도화한 것

김효준 회장은 BMW Korea 회장이다. 1975년 덕수상고를 졸업했다. 졸업을 앞두고 삼보증권 입사해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하트포드화재보험, 한국신텍스 등 줄곧 기업일선을 지켰다. 1995년 BMW Korea 상무이사, 2000년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BMW 글로벌 현지법인 최초로 현지인이 대표이사가 됐다. 김 대표는 고교를 졸업한지 20년이 지나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을 거쳐 국제경영학 박사가 됐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460개에 달하는 한국자동차부품회사를 독일에 소개했다. 수출액만도 42조원이 넘는다. 이제 김 회장은 산업 일선에서 쌓은 경험을 사회적 기여로 돌리려고 한다. 한국 청년실업문제에 대한 해법을 독일 아우스빌둥제도에서 찾았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5번째부터 왼쪽으로)과 김영주 전 고용노동부 장관, 김효준 한독상공회의소 회장,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2018년 7월 4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열린 '아우스빌둥 모델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예비 정비인력인 BMW, 벤츠 트레이니(훈련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한독상공회의소 제공


2017년 김회장은 한독상공회의소의 회원사인 BMW Korea와 메르체데스 벤츠 코리아 딜러사의 90명 특성화고 학생을 대상으로 아우스빌둥을 시작했다. 중세 도제제도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는 아우스빌둥은 기업현장에서 기술과 업무를 배우는 과정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나머지 30%가 학교의 이론수업으로 채운다.

독일 자동차 수출업체의 자동차 정비직 교육과정에 도입된 한국의 아우스빌둥은 기업이 특성화고 3학년생들과 훈련계약을 체결해 시작된다. 1년에 4개월은 전문대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8개월간 정비 현장에서 자동차 정비와 관련된 기술을 습득한다.

현재 BMW 코리아, 메르체데스 벤츠 코리아, 만트럭 버스 코리아, 다임러트럭 코리아, 아우디 폭스바겐 코리아가 등 한독상공회의소 5개 회원사가 국내 30곳 이상 자동차 서비스 현장에서 아우스빌둥을 제공하고 있다.

김 회장은 아우스빌둥에 참여한 트레이니(학습근로자)가 3년의 훈련을 마치면 5년 근속자의 기술을 갖출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에서도 그동안 독일의 제도를 도입하려는 많은 시도가 있었다. 마이스터고, 도제학교, 그리고 일학습병행제. 그러나 성급히 도입하면서 청년들에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문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학습병행제는 큰 예산을 투입하고도 높은 중도포기율을 기록한다. 취업률 100%를 자랑하던 마이스터고 제도도 최저임금제도입 이후 취업률이 50%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아우스빌둥은 낮은 중도포기율, 높은 기술교육의 효과를 자랑한다.

["독일의 '아우스빌둥' 한국 훈련현장을 가다" 연재기사]

한독경상학회 아우스빌둥위원장 정미경